[밀물 썰물] 돌연변이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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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지구가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말한다. 지진과 화산 폭발을 유력한 증거로 든다. 정말 그렇다. 그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고 있자면 지구는 거대한 생명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 하루에 한 바퀴 자전을 하고 1년에 한 바퀴 공전을 하는 것만 봐도 지구는 살아 움직이는 게 분명하지 않은가.

지구가 살아 숨 쉬는 또 하나의 증거가 바로 태풍이다. 태풍은 지역에 따른 열적(熱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지구의 몸부림이다. 지구는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에 낮과 밤, 계절의 변화가 생기고 이로 인해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량에 차이가 발생한다. 또 대륙과 바다, 적도와 극지방과 같이 지역 조건에 따라서도 열적 불균형이 발생한다.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훨씬 많이 받아 뜨거워지는 것이다. 이 같은 저위도 지방의 뜨거운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 받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여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현상이 바로 태풍인 것이다.

우리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열대성 저기압'이란 뜻으로 흔히 태풍이란 말을 쓰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태풍은 타이푼(Typhoon)일 뿐. 즉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 태풍이다. 비슷한 기상현상이지만 대서양과 북태평양 동부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남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Cyclone)이라 부른다.

한반도로 북상하다가 일본 쪽으로 비켜간 제12호 태풍 할롤라(HALOLA)는 보기 힘든 돌연변이다. 지난 11일 처음 발생한 지역은 동태평양으로, 허리케인이었다. 할롤라라는 명칭도 하와이의 남자아이 이름에서 따왔다. 그런데 지난 13일 날짜변경선을 지나 서태평양으로 넘어오면서 태풍으로 깜짝 변신, 수천㎞를 횡단해 오고 있다. 다행히 할롤라가 남해안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지만 혹시 모를 피해가 없도록 신경 써야겠다.

블랙 스완(Black Swan)이란 용어가 있다. '검은 백조'처럼 있을 수 없어 보이는 일이 때로는 일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향후 기상이변이 잦은 블랙 스완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동태평양 발 태풍' 자체가 여간 예사롭지 않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조심 또 조심!   윤현주 논설위원 hoh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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