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작은 건축' 본보 시리즈 결산
"공공건축가 제도 안착시켜 도심 속 작은 건축 늘려야"
'우리 곁의 작은 건축' 시리즈에 소개된 부산국제건축문화제의 건축복지 프로젝트 호프(HOPE) 주택 개조 전(왼쪽)과 후의 모습. 최규복 사진작가 제공본보 '우리 곁의 작은 건축시리즈'가 27일자 '금수현의 음악살롱'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단독주택과 전원주택에서부터 마을회관, 공장 건축물, 건축가와 예술가 작업실, 오피스텔, 도심형공동주택, 그리고 음악살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가들의 작품이 총 14회에 걸쳐 소개됐다.
획기적 공간 디자인 눈길
건축복지 HOPE주택 호평
'공간이 마음을 지배한다'란 말이 있듯이, 시민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작은 건축물들을 소개함으로써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기만의 공간을 소유하고 싶은 생각이 많아지면서 소개된 건축물들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도심형 공동주택 '화명동 엘가'를 설계한 김용남 건축가는 "조금 실험적이었는데도 사용자들이 의외로 좋아했다"라며 "그만큼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자기 공간을 갖고 싶은 갈망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부산·경남 지역 건축가들 거의가 규격화된 대형 건축물보다는, 재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작은 건축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장군 임기 마을회관을 설계한 건축가 김익모 씨는 "작은 건축은 다양한 부지에서 공간적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매우 창조적인 작업"이라며 "대형 건축물은 건축에 대한 고민보다는 사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한다.
부산국제건축문화제 조창래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건축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획으로, 건축이 예술 장르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시리즈에 소개된 부산국제건축문화제의 건축복지 사업인 호프(HOPE) 주택에 대한 반응도 좋아 재원이 확보된다면 이 사업을 더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축가 양덕복 씨는 "거대한 도시계획 담론보다는, 일상 속의 작은 건축들이 결국 도시를 만든다는 인식이 형성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건축가 강기표 씨 역시 "시리즈를 계기로 관공서에서 공공건축을 발주할 때 기존 관행에서 획기적으로 벗어나서 참신한 설계안들을 채택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지기를 바란다"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작은 건축은 공간의 힘을 느끼게 하는, 진지하며 창조적인 작업이다. 하지만 많은 건축가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어도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은 집을 마련할 때 건축가를 찾는 게 아니라, 시공사를 찾는다.
작은 건축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일반인의 건축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부산시 역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공공건축가 제도를 빨리 정착시켜 젊고 유능한 건축가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건축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박태성 선임기자 p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