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뜨겁게 달군 이 장면 부산도 '경비원에 갑질' 시끌
강제 지시 vs 자발적 인사, 진실 뭘까
경비원에게 인사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 A 아파트. 현관 입구에서 경비원이 고개를 숙여 10대 여학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모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들에게 출근길 입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 한 번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원 사이의 '갑질 논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강제 지시 vs 자발적 인사, 진실은?
지난 4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A 아파트 갑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 한 아파트 경비 인사 강요 잡음
아파트 측 "출근길 혼잡 해소만 부탁"
낮은 처우에 지역마다 논란 불거져
글쓴이는 '두 달 전부터 A 아파트 지하 2층 지하철 연결통로에서 나이 많은 경비 할아버지들이 출근길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과 관련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경비원이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10대 여학생에게까지 깍듯이 인사하는 사진도 있었다.
글쓴이는 '몇몇 입주민들이 다른 아파트 사례를 들며 인사를 요구해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경비원분들에게 지시를 했다고 한다'며 '나이 지긋하신 경비원들이 나이가 많건 적건 인사하는 걸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글은 온라인 사이트와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졌고, 누리꾼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해당 아파트 측은 사실관계에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인사를 강요하지 않았고, 출근길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경비원들을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B 씨는 "출근 시간이면 아파트 주민 1천여 명이 통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체 현상이 빚어지곤 했다"며 "가장 혼잡한 1시간 동안만 현관문 버튼을 대신 열어 달라고 경비원분들에게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B 씨는 "사정이 어찌 됐건 문제가 불거져 지난 4일부터 경비원들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툭하면 터지는 경비원 '갑질 논란'
아파트 경비원과 입주민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지난달 30일에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 수령 시간 문제로 분쟁을 벌이다 경비원이 입주자 대표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금전문제로 다툼이 일던 도배업자의 출입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주민과 경비원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6개월 뒤 이 입주민은 경비원에게 사과문을 요구했고, 두 차례나 사과문을 쓴 뒤에도 괴롭힘이 이어지자 결국 경비원은 일을 그만뒀다. 지난해 9월 강남구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한 주민의 계속된 폭언을 견디다 못한 경비원이 단지 내에서 투신해 숨지기도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저임금과 고강도의 노동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배려심 부족을 비판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누리꾼은 "몇십 년 뒤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는데, 나이 지긋한 어르신 경비원들을 아랫사람 부리듯 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비원들의 불친절한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경비업체 관계자는 "젊은 경비원들은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새 경비원 구하기도 어렵다 보니 경비원이 '갑' 역할을 하는 아파트도 있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