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화 수돗물 쟁점은] 기장 주민 "시험용 물이라더니 식수로 마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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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부산 기장군 주민들이 부산시청을 항의 방문해 기장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아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어 봅니다. '엄마, 오늘부터 '방사능 수돗물' 나오는 거 아니지?' 왜 우리 아이들이 이런 불안에 떨어야 합니까?"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막아달라며 지난 7일 부산시청을 찾은 한 기장지역 학부모의 말이다. 등교 거부로 이날 학교에 가지 않은 일부 초등학생들도 시청 로비에 앉아 안전한 물을 먹게 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외침에 동참했다. 이날 기장·대청·교리초 등 3개 초등학교에 다니는 2천4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천39명이 등교 거부에 동참했다. 극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문제, 그 주요 쟁점은 무엇일까?

쟁점 1 삼중수소 안전한가

■"삼중수소, 현재 필터론 못 걸러"


기장 주민들이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중수소다. 방사능 세기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물의 구성 성분으로 흡수돼 광범위한 인체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정명희 부산시의회 의원은 "원전의 액체 폐기물이 실제 바닷물로 배출되고 있는데, 그 물을 정수해서 식수로 공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상수도사업본부가 말하는 '불검출'은 방사성 물질이 '없음'이 아니라 기준치 이하라서 검사 기계로는 검출이 되지 않는다는 뜻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해수담수화 수돗물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모든 검사 영역에서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검증됐다"며 "오히려 자연상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 중 농도가 더 높은 것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현재 해수담수화 시설의 역삼투압 방식으로는 필터 구멍보다 작은 입자는 걸러낼 수 없는데, 대표적인 것이 삼중수소"라며 "체내에 흡수된 삼중수소가 내부 피폭을 일으킬 경우 DNA 손상으로 인한 암 발생이 우려되는데, 아무리 미량이라도 할지라도 매일 먹는 수돗물을 통해 장기간 노출된다는데 그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쟁점 2 경제성 있나

■단가도 비싼 물, 왜 굳이 먹어야?


기장 주민들이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 먹기를 꺼려하면서 경제성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실상 수요도 없는 물을 왜 비싼 단가로 생산해 공급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부산시의 일반정수장 수돗물 생산원가는 t당 941원인 반면, 해수담수화 시설의 수돗물 생산원가는 1천187원이다. 그럼에도 상수도본부는 "낙동강 물이용 부담금 12억 원을 비롯해 연간 17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희 시의원은 "해수담수화 수돗물의 경우 정수된 물 구입비로 두산중공업에 지불해야 하는 돈이 연간 80억 원이고, 시설 동력비로 13억 원이 든다"며 "절감액 17억 원을 제하고도 추가로 연간 76억원이 더 지출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향후 부산시가 시설을 인수하고 나면 더 많은 관리비가 들 수도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안갑환 부산가톨릭대 환경행정학과 교수는 "해수담수화 시설의 핵심기술이 역삼투압(RO)의 막(Membrane)인데, 나중에 시설이 노후화 되면 이 막을 교체하는 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며 "생산단가도 비싸고 전력비도 많이 드는 물을 혈세를 들여 운영하는 것은 부산시민을 '호갱'으로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쟁점 3 절차 합당했나

■찬성 주민 앞세워 절차 무시한 행정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2008년 당시 테스트베드(시험대)라며 유치한 시설이었다"며 "그 때는 기존 수돗물 공급을 끊고, 우리가 그 시험대의 물을 식수로 먹게 될 시험 대상이 될 거란 이야기를 아무도 해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시설은 이미 지난 해 12월 완공됐는데, 주민들이 1년 간 검사를 더 해 보자 해서 추가로 수질검사도 하고 설명회도 거쳤다"며 "반대 주민들이 계속 추가적인 요구사항을 내놓는데,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상수도본부는 지난 8월 기장군 어촌계를 중심으로 '기장해양정수센터 수질검증연합위원회'를 구성해 이들을 수질검사 과정에 참여시켰다. 여기에는 15개 단체, 49명이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경화 해수담수공급반대 주민대책협의회 위원장은 "상수도본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 위주로 조직한 위원회가 무슨 대표성이 있냐"며 "본부가 지난 달부터 마을마다 다니며 설명회를 열고, 그날 행사가 파행이 됐든 단 1명이 참석했든 공청회 1회를 했다고 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자영·이승훈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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