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이 불 지핀 대권 레이스… 저마다 '용꿈' 꾼다
여야 주요 잠룡 면면과 경쟁력

19대 대통령선거는 2017년 12월 20일 실시된다. 앞으로 1년 7개월이나 남았다. 그런데도 여야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 레이스에 접어든 형국이다.
1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불을 댕겼다. 반 총장은 25일 관훈토론회에서 "내년 1월 1일이면 유엔 여권을 가진 사람이 아닌,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결심하겠다"고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나를 대선주자 여론조사 대상에서 빼 달라"고 했을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 대선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潘의 대선 출마 시사에
선거 1년 7개월 앞두고
여야 후보군에 관심
반기문, 철저한 검증 관건
문재인, 비주류 우군화 숙제
안철수, 정치력 부재 극복해야
김무성, 총선 책임론이 부담
'제3지대 세력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도 26일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현재로선 반기문 총장을 포함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전국 성인 남녀 1천5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유선전화 임의걸기 방식으로 '차기 대선주자 3자 대결'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실시해 2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반 총장은 38.0%, 문 전 대표는 34.4%, 안 대표는 21.4%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여기에 여권에선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야권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3중'에 포함돼 있다.
이들의 뒤를 이어 40~50대의 무소속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안희정 충남지사가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 진영에선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김태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홍준표 경남지사, 김두관 당선인 등이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는 모든 후보가 그야말로 '잠룡'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우선 반 총장은 단순 지지도에서는 다른 후보를 앞서지면 철저한 검증 과정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벌써부터 반 총장에 대한 온갖 음해가 난무하고 있다. 반 총장이 '충청+TK(대구·경북)' 연합론으로 지지기반을 설정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 경우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PK(부산·경남)의 지원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특히 다음 달로 예정된 신공항 입지와 관련, 밀양이 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TK 지역을 기반으로 한 후보는 PK의 지원은 사실상 얻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등 부산 출신 유력주자 세 사람의 '대권가도'도 결코 순탄치 않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내 비주류 세력의 '우군화' 여부가 1차 관건이다. 김종인 대표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친노 성향의 지역위원장을 대거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안 대표는 일반 국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정치력이 부족하고 대중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다만 현실 정치에 물들지 않은 참신함과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로운 '청렴성' 등이 장점이다. 20대 총선 이후 추락하는 국민의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선결 과제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책임론'이 부담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와의 관계 설정도 과제다. 비박(비박근혜)계 수장으로 남아 있는 한 여권 전체를 대표하는 대선후보로 선출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이 밖에 경기도지사로 도정에 연정(聯政)을 도입한 남경필 지사가 부상하는 형국이고, 야권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충청 대망론을 바탕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유승민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 파동을 겪으며 인지도를 높였지만 새누리당 내 비토세력이 많아 대권까지 바라보기는 무리라는 전망이 더 많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