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흰손긴팔원숭이, 애견숍에서 키우라니…
경남 양산의 애견숍에서 사육되고 있는 흰손긴팔원숭이. 동물자유연대 제공국제멸종위기종 1급인 흰손긴팔원숭이가 양산의 한 애견숍에서 불법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을 환경부가 확인하고도, 이를 보호할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부산의 한 동물보호단체에 놀랄 만한 제보 한 건이 도착했다. 경남 양산시 물금읍 한 애견 가게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흰손긴팔원숭이가 산다는 것. 동물보호단체 확인 결과 생후 3년된 흰손긴팔원숭이는 좁은 우리에서 3년째 살고 있었다. 흰손긴팔원숭이는 국제적멸종위기종 1급의 '귀한 몸'이다.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워낙 적다 보니 설령 국가 간에 거래 합의를 하더라도 거래가 종의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거래가 성립한다.
환경부 "보호할 시설 없다"
몰수 않고 불법 사육 방치
동물단체 "직무유기" 반발
동물보호단체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 도심에서 불법으로 사육되고 있는 현장을 환경부에 통보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해 10월 이미 알고 있었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야생생물 보호법에 따라 허가나 신고를 받지 않고 수입·유통된 야생생물에 대해 자진 신고 기간을 운영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300건의 파충류, 조류 등과 '애견 가게 긴팔원숭이'가 신고됐다.
하지만 환경부의 조치는 '계속 키워라'였다. 긴팔원숭이 같은 국제적멸종위기종 1급에 해당하는 '귀한 몸'들은 현행법대로라면 몰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들을 보호할 만한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긴팔원숭이를 몰수하지 않았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긴팔원숭이가 몰수 대상이고 사육시설신고대상 종인 것은 맞지만 보호 시설이 없다"고 해명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 관계자 역시 "자진 신고 개체를 모두 몰수할 시설이 없고, 몰수 동물 간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는 엉뚱한 답을 내놨다.
동물자유연대 심인섭 팀장은 "도심 애견 가게에 멸종위기종이 사는 것을 시민들이 보고 '멸종위기종을 키워도 되는구나' 하는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도 있다"며 "동물원에 맡기는 방안 등 대안은 있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몰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