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사관 앞 '소녀상 건립' 화약고 되나
1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후문에서 부산여성회 소속 한 회원이 '살아있는 소녀상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월 시작된 1인 시위는 이날로 200일째를 맞았다. 강선배 기자 ksun@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기 위한 1인 시위가 200일째를 넘어서면서 실제 소녀상 건립이 이뤄질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녀상 건립 추진위 측은 당초 계획대로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운다는 입장이지만 동구청은 도로점용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향후 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영사관 앞이 한·일 관계의 '화약고'로 떠오를 전망이다.
1일 낮 12시 30분 초량동 일본영사관 후문 앞에서 흰 저고리와 검은 한복치마 차림의 부산여성회 소속 한 회원이 '살아있는 소녀상 1인 시위'를 벌였다. 올해 1월 6일 수요집회와 함께 시작된 일본영사관 앞 1인 시위는 2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열려 이날로 200일째를 맞았다. 1인 시위는 당초 부산겨레하나와 여성·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부산여성행동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일반 시민과 대학생, 야당 구의원들까지 참여하면서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추진위 광복절 건립 계획에
부산 동구 "도로점용 불허"
경찰은 기습 설치에 촉각
위안부 소녀상 1인 시위
시민 참여 늘며 200일 넘어
특히 이들은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에 서포터스로 나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3·1절을 맞아 부산지역 청년·대학생들이 발족한 추진위는 8·15 광복절에 맞춰 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해 그동안 시민 모금운동과 캠페인을 벌여왔다.
당초 목표 모금액인 5500만 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6월 말 야당과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거 동참해 소녀상 건립비가 마련됐다. 현재 청동 소녀상 제작의 전 단계로 나무 소녀상이 완성된 상태다.
추진위 측은 소녀상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일본영사관 후문 앞 인도에 위안부 소녀상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추진위 대표단은 3일 동구청장과 면담을 갖고 공식적으로 건립 의사를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로관리청인 동구청은 최근 위안부 소녀상의 도로(인도)점용을 불허하기로 방침을 정해 향후 분쟁이 예상된다. 동구청 관계자는 "위안부 소녀상의 경우 도로법상 도로점용허가 공작물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불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추진위 측은 허가 여부와 상관 없이 시민들의 뜻을 모아 소녀상 건립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 유영현 위원장은 "시민들의 뜻을 모으고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면 어떤 방식이건 소녀상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시기를 다소 늦추더라도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뒤 올해 안에는 소녀상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영사관 경비를 담당하는 부산 동부경찰서는 '광복절 기습 건립'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집회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전단지를 영사관 안으로 투척하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자 최근 후문 앞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경계를 강화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