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시론] 북구 주민은 어디서 재판 받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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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욱 변호사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연제구)이 각급법원의 설치 및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2017년 3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이 법에 의하면 2017년 개원 예정인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의 관할구역으로 서구, 사하구, 사상구, 강서구, 북구가 편입되어 있는데, 이 중 북구를 서부지원의 관할구역에서 연제구 소재 부산지방법원 본원 관할구역으로 환원하는 내용의 개정 법률안이다.

이 법안에 대해 북·강서갑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찬성 의견, 북·강서을 김도읍 의원(새누리당)은 반대 의견을 내고 있어, 이를 두고 지역 여야 의원 간의 대립이라며 정치적인 문제로 해석하는 의견이 많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내년 개원
북구 관할 두고 논란 확산

관공서 관할구역 결정 때
가장 중요한 건 주민의 의사

정치 아닌 이용 편리성의 문제
'북구 본원 관할'로 법 개정해야


그런데 북구를 부산지방법원 본원 관할로 환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은 지난 2월 새누리당 박민식 전 의원이 이미 발의했던 법안이다. 국회 회기 종료로 인해 자동 폐기된 법안을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발의한 것에 불과하다.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다.

관공서를 설치하고 그 관할 구역을 결정하는 데 있어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첫째 지리적 인접성, 둘째 접근 편리성, 셋째 주민의 의사이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주민의 의사이다. 북구를 부산지방법원 본원과 서부지원 중 어느 법원 관할로 정해야 할지 검토해 보자.

첫째, 지리적 인접성. 부산지방법원 본원이 있는 연제구 거제동과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이 들어설 강서구 명지동 중 북구에서 더 가까운 곳이 어디인지는 굳이 거리를 재어 보지 않아도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둘째, 접근의 편리성. 북구에서 연제구 본원까지는 부산도시철도 3호선과 만덕터널을 통해 바로 연결되지만, 강서구 명지동까지는 대중교통 수단, 자가 교통 수단 모두 열악하다. 만덕터널의 교통 정체를 이야기하지만, 만덕터널은 출근시간엔 외곽 방향으로, 시내 방향으로는 퇴근시간에 정체된다. 북구 주민의 법원 이용 시간은 정반대이므로 만덕터널의 교통 정체는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셋째, 주민의 의견. 부산지방변호사회에서 서부지원의 관할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하며 북구청과 북구의회에 본원 관할 유지와 서부지원 관할 편입에 대한 의견을 조회해 본 적이 있다. 북구청과 의회의 답변은 동일했다. 부산지방법원 본원 관할로 유지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지난 2012년 1월 17일 사하구 현기환 의원의 대표발의로 각급법원의 설치 및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을 개원하고, 관할구역으로 부산광역시 서구, 사하구, 사상구, 강서구, 북구를 편입시키기로 하는 내용이다. 서부지원 관할구역 내 인구는 본원의 80% 이상이고, 면적으로는 본원의 두 배 규모였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및 부산지검 서부지청의 관할 사하구 유치를 희망한 집권당 실세 국회의원의 노력이 있었고, 서부산권 개발과 인구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사법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올바른 방안이었다.

그런데 법률 개정 과정에서 서부지원의 관할구역 설정 및 편입에 대한 주민의 의견 수렴 및 공론화의 과정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법원, 검찰은 물론 변호사들조차 법률 공포 후에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었다. 부산광역시 북구청, 북구의회에 조회해 본 결과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설치에 따른 관할구역 문제에 대해 의견 제출을 요청 받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설문조사 등을 통해 북구 주민의 의사를 확인한 사실도 없었다고 한다.

북구청과 북구의회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접근성이 뛰어난 부산지방법원 본원에 남기를 원하고 있었다. 북구 주민 또한 부산지방법원 본원 관할로 유지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 지방자치의회의 의견이 통일된 것으로도 증명된다.

북구를 부산지법 서부지원의 관할로 편입하기 원하는 여당 국회의원의 주장은 북구 주민의 의견을 대변한다기보다 강서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인구 30만 명의 북구가 빠져 버리면 서부지원의 위상이 지나치게 축소된다는 논리는 명지국제신도시, 에코델타시티로 인한 장래 강서구의 인구 증가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다.

그렇다면 정답은 이미 나온 것이다. 법원의 관할구역 지정을 정치적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지역 주민의 의사와 이용 및 접근 편리성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북구는 부산지방법원 본원의 관할로 유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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