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보래관(일제 강점기 개관 부산 근대극장), 80년 역사 간직한 채 그 자리에…
입력 : 2016-08-29 23:00:20 수정 : 2016-08-31 14:16:00
1939년 <조선과 건축>에 실린 옛 보래관 건물. 동아대 건축역사이론연구실 제공일제강점기 개관한 부산지역 대표 근대극장인 '소화관'과 '보래관' 건물이 80여 년 전 옛 모습을 상당부분 간직한 채 현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오후 부산 중구 광복로에 위치한 '동아데파트'. 어지러이 간판이 내걸린 이 상가는 1931년 상설영화관 '소화관'으로 문을 연 역사적인 건물이다. 소화관은 인근 보래관, 상생관과 함께 광복 전까지 부산 극장가를 이끌었던 삼두마차 중 하나. 해방 후 '조선극장' '동아극장'으로 이름을 바꿔 1968년 폐관될 때까지 줄곧 극장 건물로 쓰였다. 지어진 지 85년이 지났지만 곳곳에서 옛 소화관 시절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측면 상단의 원형 창호와 외부 계단은 1934년 <신부산대관>에 실린 소화관 사진에 그대로 등장한다. 건물 정면이 일부 증축된 것을 제외하면 외관 전체가 옛 모습과 흡사하다.
보래관, 현 국민銀 지점 건물
입구·계단 옛 모습 그대로
소화관, 현 동아데파트로
건물 전체 외관 30년대 흡사
창호·계단도 그대로 간직
동아대 김기수 교수팀 밝혀
"건물 보존 방법 찾아야"
그곳에서 광복로를 따라 6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KB국민은행 광복동지점' 건물도 동아데파트 못지않은 역사적 가치를 지녔다. 이곳은 1914년 '보래관'이 문을 열었던 자리이다. 개관 초기 신극, 가부키 등을 공연하던 보래관은 1937년 옛 건물을 철거하고 이듬해 3층짜리 현대식 극장을 지어 재개관했다. 지금 건물의 곡선형 입구 외관 등은 1930년대 당시 모습과 닮았다. 특히 1층 회전형 계단과 1~3층을 연결하는 내부계단, 옥상의 환기구로 추정되는 시설 등은 당시 건축도면에 그대로 등장한다.
소화관과 보래관의 옛 모습이 현존한다는 사실은 최근 동아대 건축학과 김기수 교수와 황수환 연구원의 연구로 밝혀졌다. 김기수 교수팀은 부산지역 근대 극장건축의 변화 과정을 연구하던 중 건물 외관과 내부 구조 일부가 남아 있는 두 건물을 확인했다.
황수환 연구원은 "극장 건축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던 중 두 극장 건물의 존재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내부 구조까지 면밀히 조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보래관 건물의 경우 옥상 철골 구조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부산지역에 존재했던 근대극장 20여 곳 중 옛 건물이 현존하는 것은 소화관과 보래관이 '유이'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극장 건물은 80년 안팎의 역사를 지닌데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상지인 광복로에 위치해 보존·활용 가치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보래관은 '문화극장' 시절이던 1950년 6·25 전쟁 초기, 9월 1일부터 10월 6일까지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으로 쓰이기도 했다.
김기수 교수는 "영화관 시절 원형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옛 건물의 의미와 이미지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며 "이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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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래관 외관이 남아 있는 현재의 KB국민은행 광복동지점. 동아대 건축역사이론연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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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보래관 1층의 회전형 계단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은행 내부. 동아대 건축역사이론연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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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4년 <신부산대관>에 등장한 옛 소화관. 동아대 건축역사이론연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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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관과 외관이 흡사한 현 동아데파트 상가. 동아대 건축역사이론연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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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관 시절 모습을 간직한 측면 원형 창호. 동아대 건축역사이론연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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