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이질감·비주류… 렌즈에 담은 '이방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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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진미술관이 40대 사진작가의 성과 점검을 위해 기획한 '중간보고서 2016, 김옥선-순수박물관'전에서 전시 중인 '민수와 두 젊은 남자'. 고은사진미술관 제공

2015년 기준 한국에 사는 외국인은 13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7%를 차지한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1.6%나 증가했다고 한다. 외국인과의 혼인, 귀화 등에 따른 '다문화 가정'도 이미 30만 가구를 넘어섰다.

사진작가 김옥선은 활동을 시작한 이래 '다문화'와 '이방인', '비주류'에 집착이라 할 만큼 일관된 관심을 보여 왔다. 독일인 남편과 결혼해 제주도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개인적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

고은사진미술관 '김옥선 사진전'
독일인 남편과 결혼, 작가 삶 바탕


고은사진미술관에서 다음 달 12일까지 열리는 '김옥선-순수 박물관'은 한국(제주)에 살면서 문화적 차이나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는 외국인(이방인)의 삶을 담은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제인 '순수 박물관'은 터키의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의 동명 소설에서 빌려 왔다. 사랑하는 여인의 물건을 모아 마침내 박물관을 만들어 버린 주인공 케말의 병적인 집착과 작가 자신의 이방인 혹은 주변인에 대해 갖는 관심을 연결 지었다는 설명이다.

전시 작품 중 '함일의 배(Hamel's boat)'는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조선시대 배가 난파돼 표류하다 제주에서 억류 생활을 해야 했던 네덜란드인 하멜(한국식 이름 함일)에 연결시킨 작품. 한 외국인 남성이 배낭을 맨 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제주의 한 오름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는 뒷모습을 담았다.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귀향'에 대한 염원이 묻어난다.

고은사진미술관이 40대 사진작가의 성과 점검을 위해 기획한 '중간보고서 2016, 김옥선-순수박물관'전에서 전시 중인 '리사(Lisa)'. 고은사진미술관 제공
'민수와 두 젊은 남자(Minsu and Two young men)'는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배경으로 티베트에서 온 남성 3명의 모습을 담았다. 등장인물들은 김옥선의 다른 작품처럼 얼굴은 있으나 표정은 좀처럼 읽을 수 없다.

'해피 투게더(Happy Together)'는 작가처럼 국제결혼을 한 커플의 시선과 포즈를 통해 제도와 현실 속에서 드러나는 갈등을 나타냈다. '노 디렉션 홈(No Direction Home)'은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집 내부에서 촬영해 이미지 전달에 초점을 맞춘 작품.

김옥선의 관심은 사람을 넘어 '나무'로까지 확장된다. 제주도에 이식된 외래종 나무와 주변을 사물 그 자체로서 드러내 '생뚱맞음'과 '부조화'를 표현한 작품이 여러 점 선보인다.

'빛나는 것들(The shining Things)'과 '지방(Local)' 시리즈는 조형성의 아름다움을 과감히 포기하고, 외래종 나무가 제주의 집이나 숲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복잡하고 뒤엉킨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김옥선 '순수 박물관'=10월 12일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고은사진미술관. 051-746-0555.

박진홍 선임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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