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다 어디로 갔나"… 어민 출어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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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른멸치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달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멸치 조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금어기를 마치고 출어에 나선 경남 통영 기선권현망수협 선단. 연합뉴스

'멸치가 사라졌다!'

멸치 수요가 많아지는 시기, 본격적인 멸치 생산이 이뤄져야 하지만 생산량(어획량)은 오히려 줄고 있어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멸치는 그 자체로도 수요가 많은 대중성 어종이지만, 다른 고기의 먹이생물이 되는 '기초 자원'이기도 해 멸치 자원량의 감소가 다른 어자원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월 어획량 예년의 절반
산지 가격 전년보다 40% ↑
멸치 먹는 조기·갈치도 줄어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마른멸치의 생산량은 360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00t에 비해 절반 수준, 재작년 6446t에 비해서는 55.9%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9월의 경우도 지난해의 6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마른멸치의 산지가격은 지난달 평균 7783원/㎏으로, 전년도 5518원/㎏ 대비 41%, 재작년 6565원/㎏ 대비 18.6% 상승했다.

멸치는 대개 7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가 주 생산 시기인데, 9~10월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 30%가량 멸치 생산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아예 출항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졌다. 경남 통영의 멸치권현망수협 관계자는 "어탐을 나가도 멸치 어군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예 출항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장군에서 멸치 조업을 하는 이들도 사정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조업 횟수가 줄어들다보니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었다.

잡히는 숫자, 즉 생산량 뿐 아니라 자원량 자체가 줄었음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도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는 매년 멸치 산란기에 맞춰 4~8월 난자치어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 김중진 연구사는 "멸치가 생태적으로 산란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수온이 26도 정도인데 올해 여름의 경우 연근해의 수온이 2~3도 정도 높아져 실질적으로 산란에 참가한 멸치의 숫자가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자원량이 감소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모래 채취로 인한 산란장 파괴나 바다 환경 변화 등 다른 원인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연구사의 설명이다.

먹이생물이 되는 멸치가 급감하면서 다른 어종 감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멸치는 조기, 고등어, 갈치 등 30~40여 종 상위 영양 단계 어종의 먹이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올해 9~10월 들어 조기와 갈치는 멸치 못지 않은 생산량 감소를 보였다.

오징어, 갈치에 이어 멸치까지, 최근 연근해 대중성 어종들의 생산량이 줄줄이 줄면서 어자원 고갈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자원 감소의 신호탄이 아니냐, 바다 환경이 크게 변화한다는 신호 아니냐 등 우려가 많은데 올 연말까지 지켜본 뒤 추가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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