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장 독점습성 확인 배스 퇴치 파란불
지난 8월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 연구원이 울산 태화강에서 지느러미에 위치 추적 칩을 단 배스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연합뉴스속보=하천 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꼽히는 외래 어종 배스 퇴치에 파란불이 켜졌다. 울산시가 전국 최초로 배스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아 서식지 등을 추적(본보 지난 7월 4일자 1면 보도)하는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퇴치 방법의 윤곽이 잡혔기 때문이다. 서식지에 그물을 놓거나 산란장을 만들어 알을 제거하는 등 배스의 생태를 이용한 퇴치 방법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울산시 등에 따르면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7월 울산 태화강 삼호교∼구영리 일대에서 10마리, 대암댐 하류 일대에서 5마리 등 총 15마리 배스의 지느러미에 위치추적용 무선주파수 인식 전자칩을 단 뒤 3개월간 이동거리와 주요 서식지를 조사했다.
울산 태화강 위치 추적 결과
인공 산란장 '독차지' 확인
특정 지점서 집단 서식도
생태기술연 내달 최종 보고
이 결과 삼호교∼구영리 일대 배스는 최대 이동거리 750m, 누적 이동거리 1.94㎞, 총 이동면적 6만 1200㎡으로 나타났다. 대암댐 하류 배스는 최대 이동거리 366m, 누적 이동거리 1.33㎞, 총 이동면적 3만 1500㎡으로 조사됐다. 대암댐 하류 배스는 전자칩을 단 5마리 중 3마리가 사라져 2마리만 조사된 결과다. 이는 배스의 이동거리가 짧고, 특정 지점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울산시가 태화강에서 설치한 인공산란장 5곳 중 1곳의 산란장에서 알을 가져다 부화시킨 결과에서도 모두 배스가 태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배스 알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한 산란장에 한국 고유종은 알을 낳지 않고, 배스만 알을 낳는다는 것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배스 암컷이 산란장에 들어가 산란할 때 수컷이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해 입구를 지키는 생태적인 특성으로 인해 다른 어종이 인공산란장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배스가 주로 머무는 집단 서식지에 그물을 놓거나, 인공 산란장을 대거 만든 뒤 배스가 낳은 알을 제거하면 배스의 퇴치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의 최종 용역보고서는 다음 달 중에 나온다.
연구소 측은 "배스 성어의 경우 주로 머무는 곳을 찾아 그물이나 낚시로 잡고, 알은 인공산란장을 많이 만들어 설치하면 완전 퇴치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배스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사 개체를 확대해 계속 연구하면 배스 퇴치에 도움이 될 생태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도 "이번 배스 퇴치 작전이 성공하면 태화강 등에 서식하는 토종 어류 복원과 보존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70년대 어민 소득증대 등을 목적으로 들여온 배스는 포식성이 강해 붕어, 잉어, 메기 등 토종 어류를 잡아먹어 환경부가 생태계 유해 외래종으로 지정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