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로 바다 표류 송아지, 한 달 만에 집에서 "음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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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태풍 때 바다를 표류하다 한 달여 만에 집으로 돌아온 어린 소(왼쪽 두 번째). 김봉곤 할아버지가 어린 소를 가리키며 기쁜 표정을 짓고 있다. 울산 북구청 제공

속보="자식 잃어버린 심정이나 다름없지요. 태풍 때 잃어버린 소가 참 많은데 이 어린 놈 덕분에 그나마 웃습니다."

울산 북구청은 태풍 '차바'에 휩쓸려 바다를 수㎞나 떠돌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어린 소(지난달 7일 busan.com 보도)가 한 달여 만에 보금자리로 돌아갔다고 14일 밝혔다.

주민 도움 가까스로 구조
다른 축사 더부살이하다 귀환
주인 김봉곤 씨 "너무 다행"

어미젖을 뗀 지 몇 개월 안 된 이 어린 소는 지난 태풍에 큰 수난을 겪었다. 울산시 북구 대안마을 김봉곤(67) 할아버지네 축사로 팔려온 지 한 달 남짓한 시점인 지난달 5일 오전. 당시 7개월 된 이 어린 소는 축사가 무너지면서 산하천 급류에 쓸려 바다까지 떠내려갔다. 사람이든, 소든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린 소는 이날 오후 1시께 북구 정자 해변에서 발견됐다. 소가 헐레벌떡 바다 속을 헤엄쳐 나오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돼 가까스로 구조됐다. 당시 어린 소가 다릿발을 저으며 바닷 속을 기어 나오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네티즌 사이에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가 발견된 정자 해변에서 대안마을까지의 거리는 해로를 따라 약 7~8㎞나 된다. 소는 거친 풍랑을 뚫고 기적처럼 반나절 만에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소의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북구 동쪽 끝 산자락에 위치한 대안마을의 유일한 진입도로(길이 4㎞)가 폭우로 부서지면서 마을 전체가 일주일 가까이 고립된 것. 이 때문에 김 할아버지의 축사 수리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 할아버지네 가족은 "어린 소가 다른 축사에서 안정제도 맞고 치료를 잘 한 덕분에 지금은 여물도 잘 먹고 집에서 잘 자라고 있다"며 "태풍 때 잃어버린 7마리의 소를 결국 찾지 못했는데, 어린 소라도 돌아온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어린 소의 귀환 소식을 소식지 사이트에 올리며 "바다와 힘겹게 싸우던 소가 집으로 돌아와 주인아저씨의 기쁨이 됐다"면서 "절망 속에서 돌아온 이 소가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고 전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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