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화가 손종민 씨 "시간 유한함 느끼며 화폭에 몰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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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사건 현장에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하는 일을 합니다. 봉사 성격이 강한 직업이어서 시민으로부터 칭찬과 응원을 많이 받습니다."

부산 금정소방서 서동119안전센터 손종민(48) 소방관은 '소방관 화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그는 투철한 직업의식을 갖고 소방관 업무에 매진하면서도 틈틈이 그림을 그려왔다.

동의대 미대 한국화 전공
서동119안전센터서 근무
20년 동안 붓 놓은 적 없어


동의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1996년 졸업한 손 소방관은 같은 해 부산소방본부에 입사해 기장119안전센터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전업 작가가 돼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었죠. 하지만 가정 형편을 고려해 안정적인 직업을 찾던 중 소방관을 선택하게 됐어요."

그는 20년 전 소방관이 된 뒤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현장을 무수히 누볐다. 10층 이상 고층아파트에 시민이 실신해 갇혀 있을 땐 위층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상황을 자주 겪었다. 재직 10년간은 119 구급대원을 하며 위급 상황에 부닥친 시민을 병원에 안전하게 이송하는 일을 했다. 화재예방 기획, 안전점검 확인 보고 등 행정적인 일과 훈련도 소화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한 번도 붓을 놓은 적이 없다. 쉬는 날에는 작업에 몰두했다. 소방관 근무 초창기인 1999~2003년엔 개인전을 무려 네 차례나 열며 작가로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그림 완성도를 높이고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담금질했다. "소방관이어서 작품 수준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고 싶진 않았어요. 기존 방법을 탈피해 저만의 색깔 있는 그림을 추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소방관과 화가를 병행하는 치열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까. 그는 부산에서 20년간 수묵 작업만 매진해 '희소성 있는 작가'가 됐다.

그는 최근 부산 해운아트갤러리에서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며 주목받았다. 원로 작가들은 그에게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며 격려했다. 은사인 동의대 미대 최광규 교수도 전시장을 찾아와 조언했다.

"기존 수묵화 기법으로 실제 풍경을 표현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음을 경험했어요. 현실 풍경을 보고 느낀 감정을 먹의 중첩을 통해 표현하려고 합니다."

손 소방관은 사고 현장에서 위험한 상황을 많이 보게 된다.

"소방관으로서 위험에 처한 이들을 보며 인생의 압축판인 생로병사를 경험합니다. 주어진 시간의 유한함과 소중함을 느끼죠. 소방관과 화가를 병행하며 그림에 더 매진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내년 3월 경남 남해 바람흔적미술관에서 기획 초대전을 연다. 작가로서 입지를 점점 더 탄탄하게 다져가는 셈이다.

"소방관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그림에 몰두할 수 있어서 항상 즐겁습니다. 저의 느낌을 그림으로 마음대로 표현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작가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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