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복구 차일피일 해안산책길 '위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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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나무 덱이 방치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지만, 부산지역 대표 해안 산책로들이 여전히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파손된 날카로운 철골 구조물과 대리석 조각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등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태풍 피해 직후 떠밀려 온 쓰레기와 위험물 등을 제거하는 1차 응급복구가 이뤄진 이래 복구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태풍으로 깨진 대리석 조각 일부가 모래밭에 나뒹굴고 해안 산책로를 따라 설치된 계단 곳곳은 시멘트가 훤히 드러나는 등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산산조각 난 나무 덱 주변으로 출입통제선이 처져 있지만 부실한 관리로 너덜너덜해진 상태다. 해운대구청이 집계한 해운대해수욕장 태풍 피해액은 덱과 대리석, '버스킹존'과 같은 편의시설 파손 등 모두 10억 7200만 원 상당이다.

'차바' 휩쓴 지 두 달 됐지만
산책로엔 상흔 그대로
시설물 파손·노출돼 위험
출입통제조차 제대로 안 돼

영도구의 대표 해안 산책로인 아라마루 수변공원도 나무 덱이 100m 이상 파손된 채 흉물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2m 높이의 덱이 수직으로 들려 있기도 하고, 덱 밑에 있던 날카로운 철골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 아찔한 사고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뒤편에 위치한 이 공원은 인근 유치원, 어린이집의 소풍 장소로도 큰 인기를 얻는 등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직장인 한재석(42·영도구 동삼동) 씨는 "심하게 파손된 부분은 당장이라도 들어내는 등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수직으로 들린 덱과 날카로운 철골 구조물이 노출돼 있는 영도 아라마루 수변공원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의 새로운 산책 명소로 각광 받는 광안리 갈맷길은 태풍 차바 이후 '위험길'로 변했다. 산책로가 태풍 피해로 폐쇄되면서 주민들과 '라이딩족'이 자전거 전용도로에 뒤섞이며 사고 위험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김성수(36·수영구 민락동) 씨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사실상 산책로가 됐는데 어디에도 자전거 전용도로라는 안내판은 없다"며 "혹시나 아이들이 자전거에 부딪혀 다칠까 염려돼 갈맷길에서는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락수변공원 옆 갈맷길(민락교 하부~수영교 하부 660m 구간)은 인근 주민, 관광객들이 몰리는 광안리 해변의 '산책 메카'다. 상부 덱은 산책 전용길이고, 2m가량의 난간 아래는 자전거 전용도로다. 하지만 태풍 '차바' 뒤 덱 곳곳이 부서지고 난장판이 됐다. 구청은 상부 덱의 통행을 막은 뒤 보수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바닷가 쪽 난간이 파손돼 위험천만한 광안리 갈맷길. 강선배·민소영·김준용 기자 ksun@
각 해안 산책로를 담당하는 구청들은 "예산 확보로 인해 복구공사가 늦어졌다"고 해명 중이다. 해운대구청은 "이미 예산을 확보한 상태로 내년 3월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해수욕장 개장 전까지 복구공사를 끝내고 새 단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영구청과 영도구청은 이달 안으로 예산을 확보해 복구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승훈·민소영·김준용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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