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월성 1호기 연장, 탈핵 법안 처리 '호재' 되나
8일 울산시 울주군청 입구에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회원들이 신고리원전 5·6호기의 건설 중단을 반대하는 울주군의원들의 사진을 대상으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고리 1호기 폐로에 이어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도 제동이 걸리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탈핵' 관련 법안 처리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대 국회에 제출된 원전 관련 법안은 벌써 30건에 이른다.
여야 정치권 중심의제 부상
20대 국회 제출 법안 30건
대선 이후 본격 논의 가능성
이들 법안 중에는 다수호기가 밀집된 부산 고리원전 내 신규 원전 건설을 억제하고, 수명이 완료된 노후 원전의 폐로를 촉진하는 법안이 상당수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이 이달 초 발의한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은 원전 부지 반경 30㎞ 이내에 인구가 300만 명을 초과할 경우 발전용원자로를 추가로 건설할 수 없도록 했다. 반경 30㎞ 내에 인구 382만 명이 사는 고리 원전을 겨냥한 법안이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을 준용, 반경 32㎞미터 이내 활성단층이 있으면 원자로를 건설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냈다. 역시 경주 지진 이후 활성단층으로 추정되는 양산단층에서 15㎞ 거리인 고리원전을 염두에 뒀다.
또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을)은 지난해 기존 원전에 원자로를 추가 건설할 경우, 허가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이 처리되면 신고리 5, 6호기 건설은 중단되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강화된 규정에 따라 허가 문제를 재심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법안들이 오는 2029년까지 11기의 신규 원전을 짓겠다는 정부 방침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처리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실제 19대 국회에서도 54건의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절반 이상은 국회 심의도 못한 채 폐기됐다.
하지만 고리 1호기 폐로와 경주 지진 이후 탈핵이 여야 정치권의 중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상황은 서서히 달라지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여야 의원들이 공동서명한 탈핵 법안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주 지진 이후 원전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며 "이번 대선 이후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들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