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다와 수산인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김영섭 부경대 총장

4월 1일은 정부 기념일인 '수산인의 날'이다. 수산업·어촌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수산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한 날이다.
우리는 국토의 삼면을 둘러싼 바다로부터 큰 혜택을 입으며 살고 있으면서도, 역사적으로 수산업과 수산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매우 낮았다. 바다는 험한 곳이라며 자식들이 바다 근처에 가는 일조차 말리고, 좋지 않은 일은 '비린내 난다'는 표현으로 은유하고, 심지어 바다를 생업으로 해서 사는 사람을 '뱃놈'이라고 낮춰 부르는 일까지 바다와 수산을 무시하고 가벼이 여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국전쟁 직후 국토가 초토화되고 온 국민이 굶주리고 헐벗었던 시절, 그런 우리의 부모 세대에게 단백질을 제공해 생명을 지켜내 준 것은 바로 우리 수산업과 수산인들이었다. 풍요로운 바다가 가까이 있었기에 대량 생산이 가능했다. 바다는 소중한 건강과 가계를 든든하게 지켜주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그런데도 바다와 수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푸대접이 여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난여름부터 우리 수산인들은 해수 콜레라 파동, 고등어 미세먼지 해프닝, 비브리오 파동 등으로 얼마나 고통을 겪어왔던가? 고기 씨를 말리는 EEZ 바닷모래 채취에 분통을 참지 못한 어선 수만 척이 당장 모래 채취를 금지하라고 정부에 촉구하며 해상시위를 벌인 수산인들의 전쟁 같은 삶은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한·일 어업협정 지연 등에 이르기까지 바다를 둘러싼 수많은 현안이 수산인들을 아프고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런 일들은 잘못된 정보와 무관심으로 인해 촉발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좀 더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우리가 이처럼 '무시'와 '무관심'으로 바다를 멀리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생존에 필요한 동물 단백질을 육류와 물고기에서 섭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육류 생산에는 엄청난 공해가 유발된다. 전문가들은 쇠고기 1㎏을 얻으려면 승용차 한 대가 250㎞를 달렸을 때와 같은 양의 온실가스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세계 식량의 70% 이상이 그런 사육동물들의 먹이로 생산된다는 통계도 있다.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해, 인류의 생존을 위해 단백질 자원을 육지에서 얻는 것을 점차 줄여나가는 대신 바다의 수산자원에서 찾아야 하는 때가 그리 머지않았다. 수산업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산업이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변화, 축산업의 위축으로 양식산업 첨단화 등 수산업 중시정책으로 국가전략을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우리도 채비를 더욱 서둘러야 한다.
수산업을 기반 산업화하기 위한 대학과 연구기관의 깊이 있고 실효성 있는 연구개발 추진,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
수산산업이 단순 생산에 그치는 산업이 아니라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 관광 등을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산업이 어가 소득을 높이고 식량자급률 향상과 수출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바다를 너무 당연한 것으로, 늘 가까이 있기에 그 소중함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다가 주는 값진 풍요는 우리가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가질 때만이 우리 곁에 머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뜻깊은 제6회 수산인의 날을 맞아 수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산인들을 격려하고 바다에서 희망을 건져 올릴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 다음 세대들이 귀어·귀촌할 수 있는 희망의 바다를 우리 세대가 만드는 것이 시대적 책무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