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응 매뉴얼 실효 논란] 미세먼지 '나쁨' 이런 날도 학교는 실외수업

주부 김지영(39·부산 수영구) 씨는 자녀의 유치원 등교 전 반드시 어플로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한다. '나쁨' 단계 때는 마스크를 씌워 보내지만 정작 유치원에서는 실외활동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 김 씨는 "그럴 때마다 아예 결석을 할까 고민이 될 정도"라며 "아이들 안전에 무감각한 대응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외활동 제한하는 '주의보'
'매우 나쁨'일 때만 발령
예비주의보 단계 생겼지만
시·도 "불안 가중" 발령 꺼려
교육 현장에 적용되는 미세먼지 대응 조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 예보제의 '나쁨' 단계일 때도 학교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은 미세먼지 중 1급 발암물질에 해당하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타 시도보다 높은 편이어서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교육부는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을 개정해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했다. 기존의 예보·주의보·경보 3단계에서 '예비주의보' 단계를 신설해 예비주의보 발령 때 야외 수업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것이 골자다. 매뉴얼에 따르면 유치원과 학교는 '예보' 단계에서는 행동요령 교육, '예비주의보' 단계에는 실외활동을 자제한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실외수업을 금지하고 유치원은 등하원 시간을 조정할 수 있으며, '경보'일 때는 실외활동 금지, 수업시간 단축, 휴업 등을 고려한다. 지난해 부산시교육청은 주의보를 1회 발령했다.
하지만 이 같은 매뉴얼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실외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매우 나쁨(PM-10 기준 151㎍/㎥, PM-2.5 기준 101㎍/㎥)' 단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민감군을 포함해 일반인도 무리한 실외활동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하는 '나쁨' 단계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것이다.
교육부가 '나쁨' 단계에서 실외활동을 자제할 수 있는 '예비주의보' 단계를 신설하기는 했지만, 예비주의보를 발령하는 주체인 각 시도 대부분이 이를 꺼리는 상황이다. 부산시 손병철 기후대기과장은 "예비주의보 단계 설정으로 주의보를 자주 발령했을 때 시민 불안감 가중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이 자체적으로 대응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부산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은 정부 권고안 기준보다 강화된 자체 규정을 마련해 미세먼지 '보통' 수준이어도 일정 농도 이상일 경우 학생들의 야외 활동을 자제시키기로 했다. 송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