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뒤덮은 덩굴식물, 산림생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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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 전역을 뒤덮은 덩굴식물. 소나무와 잡목들이 햇빛과 토양 속 수분, 영양분을 빼앗겨 고사 위기에 놓였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제공

금정산과 장산 등 부산의 대표 산림에서 번식력이 왕성한 덩굴 식물이 번지고 있다. 이 중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교란종도 포함돼 있어 소나무 등 다른 수목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금정산 전역으로 칡덩굴, 등나무, 담쟁이덩굴 등이 광범위하게 번식 중이다. 이들 덩굴식물은 햇빛을 따라 성장하는 특성 때문에 여름철에 특히 번성한다. 또 줄기가 인접한 나무를 감고 햇빛을 보며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나무의 윗부분을 덮어버리기 일쑤다. 이렇게 되면 나무는 햇빛을 보지 못하고 토양의 영양분을 빼앗겨 성장이 힘들다.

칡·담쟁이 등 무차별 번식
나무 감고 올라가 햇빛 막아
곳곳서 죽은 소나무 발견

금정산지킴이 등 환경단체
매주 수요일 제거작업 실시

특히 칡덩굴은 뿌리와 줄기, 종자를 통한 강력한 번식력과 왕성한 생장력을 가지고 있어 산림생태 교란과 경관을 저해하는 골칫거리로 알려져 있다. 도로변 산사태 방지용 철망 등을 타고 덩굴식물이 무더기로 번식할 경우에는 운행하는 차량의 시야를 막아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크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생태국장은 "일부 외래종 덩굴식물도 있지만 칡덩굴을 중심으로 한 덩굴식물이 금정산의 자랑거리인 소나무와 여러 잡목들을 뒤덮어 마치 산 전체가 덩굴식물로 덮여 있는 상황"이라며 "장마철을 포함해 수개월째 제대로 된 비가 내리지 않은 데다 햇빛까지 덩굴식물이 막아버리니 최근 곳곳에서 죽은 소나무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금정산 환경단체들은 부산시 산림녹지과와 협의해 지속적인 덩굴식물 제거작업에 나선다. 오는 8일 오전 10시 금정산 동문광장에서 ㈔범시민금정산보존회와 금정산지킴이단 주관, 부산시 산림녹지과 주최로 '금정산 덩굴식물 제거단 발대식'을 갖고 매주 수요일마다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덩굴식물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장산에는 외래종이자 생태계교란종인 덩굴식물 가시박이 산림을 갉아먹고 있다.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인 가시박은 서너 갈래로 갈라진 덩굴손으로 다른 식물들을 감고 올라가 햇빛을 막고 고사시킨다. 날카로운 가시에 있는 독성분은 인접한 수목에 닿으면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사람에게는 피부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는 지난해 6월 약 15일간 5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가시박을 비롯해 단풍잎돼지풀 등 생태계교란 식물 6종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부산대 조경학과 최송현 교수는 "도시화 된 지역을 중심으로 외래종 교란식물들이 번지고, 장산의 경우 군부대 인접지역에서 가시박이 주로 서식해 수분과 영양분을 뺏아 근처 수목들의 성장을 방해한다"면서 "덩굴식물은 번식력이 좋아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금세 다시 자리를 잡기 ?芝?에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토종 나무들이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정산지킴이단 허탁 단장은 "전국적으로 칡덩굴 등 덩굴식물이 왕성하게 번지고 있다"면서 "산림청은 재선충 항공방제 같은 실효성 없는 사업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덩굴 제거작업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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