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 검증' 박기영 낙마로 또 도마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지명 나흘만인 지난 11일 자진사퇴했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는 박 전 본부장. 연합뉴스'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사퇴와 관련,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안경환(법무부 장관)·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낙마에 이어 네번째 인사 사고가 터진 것은 청와대의 인사 추천과 검증이 부실한데다 인재 풀이 협소하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네 번째 인사 사고
'내 편 챙기기' 원인 지적에
"반대 여론에 귀 닫아" 비판
"사실 아닌 걸로 마녀사냥"
박기영, SNS에 글 올려 또 논란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본부장에 대해 "인사추천위원회에서 황우석 교수와 관련된 문제는 다 인지했다"고 밝혔지만 박 전 본부장이 과학계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실제로 황 교수 사건에 얼마나 연루됐는지에 대해선 깊이있게 들여다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다양한 인재 풀을 활용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는 인사들만 기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와 관련, 바른정당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56명을 분석해 보니 운동권 출신,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인사, 문재인 캠프 출신, 전·현직 민주당 국회의원 등 네 가지에 해당하는 인사가 82.1%"라고 주장했다. 박 전 본부장의 경우도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일했고, 지난해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내 편 챙기기'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지적되는 대목은 청와대가 여론의 비판에 귀를 닫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박 전 본부장에 대한 인사발표 직후부터 과학계에서는 반발이 나오기 시작했다. 급기야 현 정부의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시민사회단체와 정의당까지 임명철회를 주장했지만 박 전 본부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거부 입장을 밝혔고, 청와대도 같은 날 "과(過)와 함께 공(功)도 평가해야 한다"며 감쌌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을 버티지 못하고 박 전 본부장이 다음날 자진사퇴해 청와대까지 체면을 구기고 만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특정 사안에 대해 반대여론이 불거지면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지 살펴봐야 하는데 청와대의 민정라인이 의례적인 반발로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전 본부장은 12일 SNS에 자신의 사퇴가 '마녀사냥'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마녀사냥하는 것은 성숙한 정의사회가 아니다. 성숙함과 정의가 바로서기를 바란다"며 "청와대나 나는 이 마녀사냥 분위기를 몰랐다. 마녀사냥의 재물을 만들어내는 적폐를 청산해야 진짜 민주사회"라고 주장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