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뉴스&맨]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 "초기 투자 넘어 기술 노하우 전수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선보엔젤파트너스 회의실에서 최영찬 대표가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른 미래 가치형 기업의 발굴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초창기 기업의 모습은 유아기 인간과 비슷하다. 갓난아이가 부모 없이 자연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어렵듯, 신생 기업도 자력만으론 산업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건장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신생 기업이 초기 3~4년을 버티지 못해 쓰러지는 경우는 허다하다.
"처음엔 사회 환원 차원의 목적이 컸습니다. 그런데 점점 지역에서도 엔젤클럽이 비즈니스 모델로 가능하다는 걸 확신하게 됐습니다. 자금 투자를 넘어 전방위로 도움을 주니 기업의 성장률이 훨씬 커졌습니다."
선보공업 2세 경영인 출신
사업기획부서서 10년 경력
신생 기업 발굴 필요성 절감
지난해 민간 엔젤투자사 창업
조광페인트·오토닉스 등
지역 기업 2세 경영인 모임
'파운더스하우스 13클럽'서
인적 네트워크 지원 가능
1년 6개월에 20개 기업 투자
폐업·폐업 절차 기업 '전무'
기업 가치 10배 성장 사례도
최영찬 대표는 지난해 3월 동남권 대표 민간 엔젤투자사인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창업했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있고 직원은 20명이다. 엔젤투자는 벤처기업이나 스타트기업에 초기 자금을 투자하고 회사가 커지면 이익을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아직 국내에선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이익을 우선시하는 민간 분야에선 엔절투자사는 흔치 않다.
최 대표는 부산의 중견기업 선보공업의 2세 경영인 출신으로, 선보공업 입사 뒤 10년 가까이 주로 사업기획 부서에서 일했다. 기업 차원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보는 부서였다. 이때 많은 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생태계 변화로 위기를 겪는 걸 목격했고, 좋은 신생 기업이 많이 발굴되어야 할 필요성도 절감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지역의 많은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며 "자연스레 지역 산업 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업 당시 선보공업 등에서 2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해 직원들을 구성했다. 부산의 선박·기계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을 시작으로, 1년 6개월 만에 모두 20개 기업에 각각 5000만~1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 폐업하거나 폐업 단계를 밟고 있는 기업은 없다. 모두 원활하게 단계별로 성장하면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의료바이오 관련 투자 대상 기업의 경우 회사 가치가 10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최 대표는 "초기 기업에 투자해 돈을 번다는 걸 넘어 성장 가능한 인프라까지 함께 제공해 기업 성장률을 높이고 있다"며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했더니 투자사 입장에서도 결과가 훨씬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선보엔젤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기술연구 투자 프로그램 등에도 관여하며, 이들 프로그램 지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선보엔젤의 1억 원 투자가 10억 원의 투자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1억 원은 중견기업의 수십억 원 이상 가치와 맞먹는다.
지난해 10월 만들어진 '파운더스 하우스 13클럽'도 든든한 후원군이다. 조광페인트·태광·오토닉스 등 지역 중견기업 2세 경영인이 주축이 된 모임으로, 최 대표가 깊게 관여해 결성됐다. 회원 기업들은 선보엔젤의 투자 대상 기업에 인적 네트워크 지원, 경영 및 기술 노하우 등을 전수해주고 있다. 최 대표가 역시 대표로 있는 지역 벤처캐피탈 '라이트하우스'와도 협업 관계여서, 다양한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최 대표는 "다양한 경로로 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전 직원이 심사에 참여해 기업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라며 "좀 더 많은 지역 기업을 발굴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20개의 투자 대상 기업 중 부산은 5개, 동남권은 10개이다. 서울, 대전에 비해 아직은 미래가치형 기업의 창업이 활발하지 않아 지역 비중을 더 늘리지 못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하지만 부산의 산업 생태계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며 "혁신 산업을 유치하고 창업하려는 분위기가 많이 고조됐다. 서울, 대전에 이어 부산에서도 미래형 기업의 창업 붐이 본격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글·사진=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