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결혼 안 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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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내리막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결혼·출산 관련 각종 통계지표를 보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올해 상반기 전국의 혼인 건수는 13만 8000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라는 지난해에 비해서도 4.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 역시 18만 8500명에 불과해 올 한 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을 밑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부산의 혼인·출산 상황이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최악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올해 상반기 결혼 건수는 8400건에 그쳤다.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이 부산은 지난해 4.9건으로 사상 처음으로 4명대에 진입했는데, 올해 상반기 조혼인율은 2.4건에 불과하다. 상반기 부산의 출생아 역시 1만 1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6%나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결혼·출산 감소 추세가 앞으로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부산시와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25~44세 부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출산에 대한 부산시민 인식조사'를 보면 조사 대상 미혼 남녀 가운데 결혼 생각이 있는 사람은 57.5%에 지나지 않는다.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꼭 낳겠다는 비율은 미혼 63.5%, 신혼부부 70.7%에 그쳤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남성은 '결혼 비용 부담 및 결혼 비용 마련이 안 돼서'(31.6%)와 '고용 상태 불안'(30.4%), 여성은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35.2%)와 '자기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24.4%)의 순이었다. 아이를 낳을 경우에도 걱정되는 부분은 경제적 부담과 양육 시설 부족, 직장생활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등이 꼽혔다. 결국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돈'과 '사회적 여건'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015년 내놓은 한 정책보고서 내용은 충격적이다. 출산율이 현재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인구는 2200년이 되면 지금의 부산 인구보다 적은 322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때의 부산 인구는 12만 명으로 예측됐다. 인구 감소로 인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외국 연구기관의 연구보고서가 심심찮게 나온다. 이대로라면 그런 대한민국에서도 '결혼 안 하는 도시' 부산이 가장 먼저 '사라지는 도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유명준 논설위원 joo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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