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는 도시의 품격!] 8. 방향지시등을 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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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말자! 깜빡이

"깜빡이가 두개라도 켜야 보배", "또 깜빡하셨나요? 방향지시등, 우리의 약속입니다."

최근 부산의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현수막 내용이다. 부산경찰청은 올해 초부터 '부산 교통문화 바로세우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이같은 현수막이나 공익광고를 통해 알리고 있다.

좌·우회전·진로변경 등
시내 도로선 30m 전 점등
신호대기 중에도 켜 놓아야
보복운전 48% 예방 효과

특히 흔히 '깜빡이'로 불리는 방향지시등을 제때 점등하는 것은 사소한 운전습관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보복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방향지시등은 좌·우회전, 유턴, 진로변경 등을 할 때 다른 운전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표시다. 시내 도로에서는 좌회전, 우회전, 유턴, 그리고 진로변경을 하기 30m 전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야 하고, 고속도로에서는 100m 전에서 점등해야 한다. 각 교차로에서 신호대기를 하는 동안에도 방향지시등을 켜 놓아야 한다.

운전자 김태현(43) 씨는 "깜빡이를 제대로 켜지 않은 앞 차량을 겪어 본 운전자라면 뒷 차량, 옆 차량을 최소한 배려하는 뜻에서라도 깜빡이를 반드시 켜주는 게 예의"라며 "앞으로 수십년 간 운전을 해야 하니 깜빡이 켜는 습관을 의식적으로 가지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전국 평균(65% 안팎)에도 못 미친다. 교통안전공단이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교통문화지수 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2014년 62.8%, 2015년 52.0%, 2016년 52.3%로 계속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울산은 2014년 51.0%, 2015년 48.8%, 2016년 44.6%로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매년 줄어드는가 하면 전국 최저 수준이다. 경남은 그나마 2014년 81.4%로 매우 높았지만, 2015년 63.3%, 2016년 64.4%로 다시 떨어졌다.

부산경찰청의 방향지시등 미점등 차량에 대해 단속 실적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경찰청 교통과의 단속 자료를 보면, 2015년 1만 9862건이던 방향지시등 미점등 차량 단속 건수는 2016년 캠코더 단속이 도입되면서 현장 단속 8만 192건, 캠코더 단속 2433건 등 총 8만 2625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또 올해도 10월 말 현재 현장 단속 4만 4213건, 캠코더 단속 3994건 등 총 4만 8207건으로 집계됐다.

부산경찰청 교통과 이병학 안전계장은 "부산은 차로가 갑자기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곳, 또는 직진 차로가 갑자기 좌회전 차로로 변경되는 곳 등 도로 구조가 복잡해 끼어들기 차량이 많은데, 이 때 방향지시등을 점등하면 되레 공간을 안 내어준다든가 하는 난폭운전 행태가 벌어지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인지한 운전자들이 오히려 방향지시등을 안 켜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향지시등을 안 켜는 '무배려 운전 습관'은 보복운전을 부를 위험이 크다. 방향지시등 점등만으로 보복운전의 절반 가량 예방할 수 있다는 통계도 있다. 또 방향지시등 점등이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데, 진로변경 시 방향지시등 미점등은 신호조작 불이행으로 간주돼 도로교통법 38조 1항에 따라 범칙금 3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전조등이나 미등을 켜지 않고 심야시간 도로를 달리는 이른바 '스텔스 차량'도 골칫거리다. 미등은 차량 뒷부분에 설치되는 표지등이며, 전조등은 차량 앞부분에 부착돼 주로 야간에 앞을 환하게 비추는 역할을 한다.

스텔스 차량은 상향등을 켜 반대편 차량의 주행을 방해하는 것과는 반대로, 앞뒤 좌우를 달리는 다른 차량에 움직임 자체를 노출하지 않아 도로 위의 흉기라고도 불린다. 주행 중인 차량이므로 단속도 쉽지 않고 운전자들은 가로등이나 도로 주변 건물의 불빛으로 인해 스스로 전조등을 켰다고 착각하는 일이 많다. 전조등과 미등을 켜지 않는 것 또한 도로교통법 37조 위반으로 범칙금 2만 원이 부과된다.

부산시 권갑현 교통운영과장은 "나부터 스스로 교통법규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특히 방향지시등이나 전조등, 미등 점등 같은 기본적인 운전 습관을 잘 기르는 것이 모든 운전자들의 도로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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