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한 국정원 개혁법 '안갯속'
국가정보원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미 국회에 제출된 다수의 국정원 개혁법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된다.
국회 정보위원회가 내년도 국정원 예산을 이례적으로 대폭 삭감했고, 국정원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권고안을 존중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국정원법 개정안을 공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활비 관련 등 개정안 7건 '봇물'
명칭 변경·직무범위 제한도 포함
여야, 수사권 폐지 입장 달라 진통
20대 국회 출범 이후 발의된 국정원법 개정안은 모두 7건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한 전면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개혁 의지를 상당 수준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개정안은 국정원 이름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직무 범위를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해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 수집 등으로 제한하며, 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이 지난 7월 대표 발의한 전면 개정안도 맥락을 같이 한다. 국정원 명칭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바꾸고, 직무 범위를 국가안전보장·남북통일과 관련한 통일 및 해외 정보의 수집 등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수사권 폐지도 포함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지난달 '비밀활동비'를 다른 기관의 예산에 계상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국정원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정원의 공식 예산인 특수활동비 외에 다른 부처의 특수활동비를 비공식 예산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보수정당 의원이 제출한 법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전면 개정안도 향후 정치권 논란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개정안은 국정원 이름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직무 범위에서 국내 보안정보를 삭제하며, 대공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법 개정이 국정원을 사실상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정원은 이 개정안을 직접 정부입법으로 발의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대신 국회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같은 취지의 새로운 법안을 내놓고 통과시켜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보위는 여야 동수로 국정원 개혁 소위원회 구성해 국정원이 제시한 안을 비롯한 각종 법안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석호 기자 psh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