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쿠오카시 소녀상 항의 방문, 자매도시 우호협력 해친다
부산시의 자매도시인 일본 후쿠오카시가 부산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이달 중 국장급 간부를 부산에 보내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일본 내 반대 목소리를 후쿠오카시 차원에서 전달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다카시마 소이치로 후쿠오카 시장은 이에 앞서 올 7월 서병수 부산시장과의 화상통화에서 소녀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 같은 후쿠오카시의 행태를 부산 시민은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우리 국민의 의지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더욱이 부산 평화의 소녀상은 부산 시민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건립하고 지켜 낸 것이다. 고위 공무원이 공식 방문까지 하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부산 시민을 무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최근 일본 사가현 가라쓰 시장이 자매결연 관계인 전남 여수시장에게 여수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후쿠오카시의 항의 방문은 단순한 지자체 차원을 넘어 지방자치단체를 앞세운 일본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우호협력과 친선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다. 후쿠오카시는 부산 시민이 왜 일본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했는지를 깊이 생각하기 바란다. 소녀상 반대 주장을 중단하고 부산 방문 계획도 철회해야 한다. 두 도시 간의 우호관계를 해치는 것은 소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 반성 없는 일방적 소녀상 철거 주장임을 알아야 한다. 최근 위안부 할머니들의 별세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제 불과 33명만 생존해 있을 뿐이다. 진정한 반성을 바탕으로 한 화해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부산시는 소녀상을 지켜 내겠다는 시민의 단호한 의지를 일본 측에 분명히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산시가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 일본 측의 요구가 더 확대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자매도시와의 친선교류가 시민의 뜻과 역사적 교훈보다 중할 수는 없다. 부산 시민 역시 부산 평화의 소녀상이 가진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