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앞두고… 日, 또 '소녀상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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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 '소녀상을 지키는 조례 즉각 시행'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1주년 기념 현수막을 두고 영사관 측이 동구청에 현수막 철거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수막이 허가를 받지 않아 불법이라는 게 요지인데, 현수막을 빌미로 소녀상 건립 1주년 항의를 에둘러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구청 등에 따르면 일본영사관 수석총영사가 지난 15일 동구청 안전도시과로 전화를 걸어 왔다. 전화 내용의 요지는 일본 영사관 인근에 설치된 소녀상 관련 현수막을 단속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14일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이하 부산행동)은 영사관 앞과 맞은편 도로에 '소녀상 건립 1년, 매국적인 일본군 위안부 합의 폐기하라' '소녀상 건립 1년, 촛불의 힘으로 다시'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5개를 걸었다. 현수막 게시 하루도 되지 않아 일본 측이 공식적으로 현수막 관리 부서인 동구청에 철거 요청을 한 것이다.

부산 일본영사관 수석총영사
동구청에 현수막 철거 요청

구청, 논란 휩싸일까 '끙끙'
시민단체 "불만 에둘러 표현"


동구청은 영사관 항의 이후 현수막 철거를 두고 관련 법 검토에 들어갔다. 현행법에 따르면 현수막의 경우 사전에 게시 허가를 받지 않으면 모두 불법으로 간주한다. 집회 신고가 이뤄졌을 경우 현수막은 집회, 시위의 도구로 인식돼 신고 기간 내 게시하는 것은 합법이다. 하지만 부산행동 측은 22일부터 28일까지를 소녀상 1주기 시민행동 주간으로 정하고 행사를 열 계획으로 집회 신고를 했다. 신고된 집회 기간 1주일 전 현수막이 걸리면서 일본 측이 '불법 아니냐'는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동구청 측은 지난해 소녀상이 현행법상 도로 위 불법 적치물로 규정해 강제 철거를 시도하다 홍역을 치른 바 있어 이번 현수막 논란을 두고도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동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집회 예고, 사전 행사 예고 등의 성격으로 현수막을 걸 수 있어 시민단체 측에 현수막을 걸게 된 경위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수막을 건 부산행동 측은 일본 측의 요구를 소녀상 1주기 행사에 대한 항의 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소녀상 건립 당시에도 현수막을 대거 걸었고 지난 설에도 현수막을 걸었지만 별말 없던 영사관 측이 1주기 행사가 열리고 내년 5월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도 계획돼 있는 상황에서 소녀상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부산행동 관계자는 "시민의 뜻으로 만든 소녀상이고 인근에 다른 현수막도 많은데 일본이 항의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동구청 등에서 강제로 철거할 수 없을 것이고 자진철거 요청이 와도 철거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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