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춘문예-희곡 당선 소감] 많은 사람 위로하는 작은 별 같은 작품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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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희곡 공부를 시작하고 한동안은 설렘과 재미만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갈 곳 없는 작품이 늘어갈수록, 뭐가 맞고 뭐가 틀렸는지 모른 채 혼자 싸우고 고민하며 글을 쓸수록, 공허함과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지구에서 퉁겨져 나와 우주를 떠도는 존재가 된 것 같았습니다. 변함없이 돌아가는 지구를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난 그저 우주 어딘 가였고, 지구 밖이었습니다. 비록 시작 단계지만 중력을 벗어난 삶은 아득하리만큼 고요했습니다.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들은 지금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위로를 받은 기분입니다. 이 소감을 읽고 있을, 십 분 전의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수많은 작가 지망생 여러분. 조금만 더 힘냅시다. 우린 지구에서 내팽개쳐진 게 아니라,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처음부터 여기였습니다. 언젠가 이 아득함도 아름답게 느껴질 겁니다.

부족한 작품에서 가능성을 봐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사랑하는 우리 가족, 내 사람들, 너무 감사합니다.

스물일곱은 아직 많이 어립니다. 그러니 더욱더 열심히, 지구 밖 이곳에서 치열하게 빛을 밝히겠습니다. 많은 사람을 위로하는 밤하늘 작은 별 같은 작품을 쓰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약력: 1991년생.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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