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춘문예-평론 심사평] 평론의 자의식과 가독성 뛰어나 높은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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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201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분에 응모된 원고는 총 28편이었다. 영화 평론의 주류는 홍상수, 봉준호에 대한 총론 혹은 작가론 성격의 글이 차지했다. 한국 영화의 주요한 맥락을 형성했고 또 형성하는 두 작가에 대한 관심은 타당하지만, 대개의 글은 의욕 과잉으로 평론이 갖추어야 할 자의식과 가독성을 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환유적 반복의 전략적 단절', '기억의 균열과 부재를 견디는 방식' '<남한산성>의 봄은 어떻게 오는가'가 당선작 범위에 올랐다. '환유적 반복의 전략적 단절'은 신선한 소재와 감각을 가동했다는 장점을 갖추었으나 평론으로 갖추어야 할 자의식이 다소 결여된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기억의 균열과…'는 홍상수 영화(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접근이 돋보였고 텍스트를 한정 짓고 종합하는 능력에서 강점을 보였으나, 가독성과 압축미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당선작 '<남한산성>의 봄은 어떻게 오는가'는 평론이 지녀야 할 장점을 골고루 지니고 있었다. 문장이 상당히 유려하고 대비 구조가 돋보여 '읽는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보기 드문 작품이었다. 영화를 제대로 이해했으면서도 불필요하게 과장하지 않은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등단작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문장의 가독성으로 인해 지금보다 미래가 더욱 촉망되는 사례라 판단하여, 당선작으로 주저하지 않았다. 당선된 이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아깝게 단하로 내려진 이들에게는 이후의 분발을 부탁하며, 비평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를 함께 버티는 비평가로 살아남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심사위원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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