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춘문예-시조 당선 소감] 겨울 한파에 봄바람처럼 날아든 기쁨과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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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마지막 순간까지 보고 또 보며 손에서 놓지 못하다가 마감 하루 전날에서야 원고를 그렇게 떠나보냈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신열을 앓듯 뒤척이며 간절함만이 남아 까맣게 지새우기를 며칠 …. 꿈결인 듯 날아든 당선 소식은 겨울 한파가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느껴질 만큼 기쁨과 환희였음을 누가 알까요?

수년 전 문화예술인들의 쉼터였던 <날마다 소풍>이라는 한식집을 운영할 때 깊은 주름살에 형형한 눈빛의 칼을 가는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무사도 정신과도 닮았던 그분의 흐트러짐 없는 칼끝 같은 꼿꼿한 모습에서 저는 '무사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분의 안녕과 녹록지 않은 생의 길에 희망을 전합니다. 시조라는 식탁 위에 정갈한 상차림을 준비하는 마음, 신선한 재료들로 맛깔스러운 음식을 만드는 일, 그런 정신으로 시조의 길을 걸어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진부한 글쓰기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시선을 가지라고 가르쳐주시는 울산 동구청 복지관 <시조교실> 이서원 선생님과 함께하는 우리 문우님들, 화가로 늘 바쁜 가운데서도 응원해 주는 남편, 사랑하는 가족과 포항의 어머니, 동생 그리고 나의 여고 친구들 고맙습니다.

이 시대에 올곧은 직필, 부산일보사에 깊이 감사드리며 부족한 저의 작품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가득 담아 인사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약력: 1968년생. 유치원 교사 역임. 아동 미술 및 독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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