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알렸는데… 타워크레인 무더기 불량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해 잇따른 타워크레인 사고에도 여전히 위험천만한 고공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시 점검 결과 부산에서만 모두 13대의 '불량 타워크레인'이 적발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불시 점검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안전 실태를 보여 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과 합동으로 부산지역 전체 타워크레인을 점검한 결과 모두 13대에서 60건의 불량이 적발됐다고 2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타워크레인 본체에 체결된 볼트 불량이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 패널 및 배선 노후(6건), 와이어 로프 마모(4건) 등의 순이었다. 점검 첫날 본보 취재진 동행 현장에서도 불량이 발견됐다. 강서구 명지동 한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기둥(마스트) 볼트 마개가 빠져 있었고, 전기 배선이 오래돼 사고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조사에선 기계 자체 결함뿐만 아니라 △타워크레인 등록 현황 △조종사 등 자격 적정성 △특별안전보건교육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같이 진행됐다. 시 건설행정팀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대여기록부 미발급 등 안일한 관리실태도 3건 적발했다"면서 "적발된 사항은 부산고용노동청과 건설기계 등록기관에 알려 수시 검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는 153곳의 공사현장에 242대의 타워크레인이 설치돼 있다.

사전에 통보된 부산시 점검
242대 중 13대서 불량 적발
기록 허술 등 실태도 드러나
학계 "불시 점검해 근절해야 "

그러나 이번 적발 사례가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획된 점검이었던 데다 10일 동안 200여 대의 타워크레인을 한꺼번에 점검하다 보니 세밀한 실태 파악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 용인시, 평택시 등지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의 원인으로 작업자의 안전 수칙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작업자 대부분이 자격증을 갖추고 이론적인 지식이 있으나, 현장에서는 안일하게 작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한 타워크레인 검사관도 "'빨리빨리'만 외치다 보니 본체를 고정하지 않고 크레인을 해체하는 등 작업자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리 통보된 점검이 아닌 불시 점검을 통해 작업자의 근로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의 한 기계공학과 교수는 "타워크레인을 분해하지 않고 옮기거나, 작업 순서를 멋대로 바꾸는 등 정기 점검 때를 피해 벌어지는 이 같은 행태가 만연해 있다"면서 "무게 중심을 흩트릴 수 있는 지반 강도 조사 등 규정 외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