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이용 일본 밀입국한 브로커 등 21명 검거
밀입국때 이용한 선박.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예인선(대형 선박 또는 바지선을 끌고 가는 배)에 숨어 일본에 밀입국한 뒤 절도 행각을 저질러 온 일당과 예인선 선장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속도가 느린 예인선을 잘 단속하지 않는 점을 노려 밀입국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6일 예인선을 타고 일본에 밀입국한 혐의(밀항단속법 위반)로 A(62) 씨를 구속하고, 밀항을 알선한 브로커 B(59) 씨와 예인선 선주 C(56) 씨 등 일당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일본으로 밀항한 뒤 일본 경찰에 체포된 알선 총책 D(59·여) 씨 등 3명을 지명수배하고, 강제 송환 절차에 착수했다.
속도 느려 단속 않는 예인선
수천만원 주고 탄 뒤 일본행
현지서 10개월간 범죄 저질러
부산경찰청, 17명 검거
경찰에 따르면 D 씨 등 4명은 지난 2016년 12월 하순 심야에 C 씨의 226t급 예인선을 이용해 부산 영도구 대평동 남항을 출발해 일본 시모노세키 항으로 밀입국했다. D 씨와 예인선 선주 C 씨 등은 예인선이 속도가 빠른 잠수기선보다 해양 경찰의 단속이 소홀하다는 허점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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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입국때 이용한 선박내 은신처.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
D 씨 등 4명은 1인당 2000만 원 안팎의 돈을 알선 브로커 B 씨에게 전달했고, 선주 C 씨와 선원 6명은 일본에서 필리핀으로 바지선을 운송하러 가는 과정에서 5200만 원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예인선 내 1층 창고에 은신한 D 씨 등은 10시간여 만에 일본 시모노세키 항에 도착했다.
밀입국에 성공한 이들 4명은 일본 전역을 돌며 10개월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절도와 소매치기 행각을 벌였고, 지난해 10월 일본 경찰에 체포했다. D 씨 등 3명은 현재 일본에서 복역 중이며, A 씨는 범행 가담 정도가 낮아 한국으로 강제추방돼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D 씨 등은 일본 내 절도 범죄 전력과 국내 지명 수배 등으로 정상적인 일본 입국이 힘들게 되자 밀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역 중인 D 씨 등 3명은 앞서 일본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혀 강제 추방된 전력이 있었다. 부산경찰청 김병수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이들은 일본 엔화 환율이 급등하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본에 밀입국했으며, 일본에서 집단으로 범행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