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풍경] 아빠가 쓴 명랑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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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이기호

애스타그램, 아기책, 육아블로그 등등 아기엄마들이 운영하는 SNS를 지칭하는 이름들은 꽤 많다. 이들 SNS의 주요 공통점이란 엄마가 기록하는 아기의 일상이라는 점이다. 내 아기의 탄생부터 100일, 200일, 뒤집기를 한 날, 걸음마를 처음으로 한 날, 통잠을 잔 날 등등 아기와 관련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다. 전통적인 육아일기가 연필을 들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쓰는 방식이었다면, 오늘날의 육아일기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상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어느 것이든 내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엄마의 사랑이 반영되어 있다.

이기호의 책 <세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에 눈길이 간 건 아빠가 쓴 육아일기이기 때문이다. 갈팡질팡 아빠와 터프한 엄마, 왁자지껄 활발한 세 아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가족소설'이란 이름을 달고 나왔다. 하지만 콩트보다 더 짧은 이야기는 가족 간에 일어난 여러 에피소드를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셋째를 가진 엄마를 보고 첫째 아이는 동생에게 "엄마가 코코몽이 됐대!"라고 말을 하며, 토요일에 제시간을 달라는 아내에게 호기롭게 예스를 외쳤건만 이기호 소설가는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땅바닥이 자꾸 눈앞에 일어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실제 가족의 이야기라 그런지, 책의 내용은 더 쉽게 공감이 가고 더 많이 이해가 된다.

한참을 깔깔거리며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엄마가 쓴 육아일기는 이처럼 명랑하지 못한 걸까. 이 글을 쓴 소설가 이기호의 성격과 글쓰기 방식도 있겠지만, 엄마의 육아와 아빠의 육아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지는 않을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아이의 주 양육자를 '엄마'라고 말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다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아빠들도 육아일기를 썼으면. 내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여러 방식으로 기록해 보았으면. 그 과정에서 아빠들도 아이의 주 양육자로 자리매김하며, 아내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오선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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