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어업협정 지연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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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이 최악의 위기로 치닫는 현실은 표류 중인 한·일어업협정을 수년째 풀어내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 탓이 크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조업이 불가능해지자 궁지에 몰린 수산업계의 경영난은 연근해의 고등어는 물론이고 갈치마저 자라지 않은 새끼들을 마구잡이로 포획할 정도로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최근에는 부산의 한 대형선사가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업계가 '줄도산'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어획량 급감을 가져온 어자원 고갈 역시 해가 갈수록 악화돼 연근해 어업이 수년 내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사안의 심각성과 해당 업계의 절박함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한·일어업협정의 꼬인 매듭을 푸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임을 뼈아프게 인식해야 한다.

일본이 1998년 일방적으로 협정 파기를 선언한 이래 협상에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온 사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우리 해역의 수산적 가치가 떨어지고 일본 EEZ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높다 보니 일본은 아쉬운 게 없을 것이다. 갈치잡이 제주 연승어선의 일본 EEZ 입어 척수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입장을 고수하면서, 연승어선은 빼고 양국 선망의 상호 입어 방안부터 우선 처리하자는 우리 측의 요구에 일괄 타결을 고집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돌파구를 찾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위안부 합의 추가 조치 요구에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게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더 이상 끌려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괄 타결'이라는 장벽을 핑계로 해법 찾기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었는지, 세부적인 협상 전략을 준비하는 데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정부는 차근차근 짚어 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외교적 해법도 동원해야 할 것이다. 고려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모색한다는 자세가 절실한 때다. 한·일어업협정 문제 해결이 단지 지역이나 업계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중대 현안임을 깨닫고 어종의 씨를 말리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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