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어업협정, 22개월째 표류… 수산업 붕괴 직전"
부산 어업인 '대정부 투쟁'
부산의 어업인들이 한·일 어업협정 지연 탓에 22개월째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결국 대정부 투쟁을 선택했다.
전국선망노조와 5개 수협,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협회, 항운노조 소속 어업인 3000여 명은 다음 달 4일 오전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에서 어선 150여 척을 동원해 '부산 어업인 총궐기 대회'를 연다.
이들은 정부가 한·일 어업협정 타결을 끌어낼 수 없거나 협상이 안 되면 파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 특단의 대책 없이 협상에 진척이 없다면 4월 휴어기 시작과 함께 서울 광화문에서도 대대적인 집회를 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업인들은 정부의 협상력 부재로 한·일 어업협정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부산 수산업이 붕괴 직전에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고등어의 95% 이상을 공급하는 대형선망 업계는 어획 부진으로 선사 한 곳이 부도 처리되는 등 줄줄이 도산할 처지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망 어선원 1700여 명을 포함해 3만여 명의 관련 종사자 일자리도 위협받게 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어업인들은 또 한·일 어업협정을 매듭짓지 못한 상태에서 해양수산부가 고등어 금지체장(몸길이)을 21㎝에서 24㎝, 갈치는 18㎝에서 21㎝로 늘리려는 시도는 정부의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전국선망선원노조 황춘옥 위원장은 "선원들도 자원관리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일 어업협정 결렬에 따른 어장 축소 때문"이라며 "과거 일본 수역에서 조업이 가능할 때는 최근 문제가 된 치어가 다량으로 잡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또 "정부가 이런 문제점을 외면한 채 '작은 거 잡지 마라' '구분해서 잡아라'고 강요하는 건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석하 기자 hsh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