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성장 K-OTC, 일 거래대금 '30억 원'

대표적인 장외주식시장인 K-OTC 시장이 올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과 K-OTC 시장 출신 기업의 선전, 양도세 면제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투협이 운영하는 K-OTC 시장의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15조 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0%가량 커졌다. 지난해 K-OTC 시장 시가총액은 10조 원대에 머물렀다.
금융투자협 운영 장외주식시장
시가총액 15조 6000억 원 달성
1년 만에 거래 규모 '6배' 넘어
중소·중견 등 118개 기업 등록
포스코건설 등 대기업 계열사도
'카페24'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
주식 거래 양도세 면제, 인기 요인
10~13개 기업 추가 상장 예상도
올 들어 거래 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K-OTC 시장에서는 682억 8000만 원이 거래됐다. 1년 전인 2017년 1월 117억 6900만 원보다 6배 안팎 커졌다. 이어 2월에도 417억 1300만 원 거래되며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루 거래 대금도 지난해 상반기까지 10억 원 이하에 머무르다가 하반기부터 10억 원대로 올라서더니 올해 1월에는 30억 원을 넘어섰다. 2월에도 23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대략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승세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한 셈이다.
누적 거래 금액도 2014년 8월 K-OTC 시장을 개설한 지 3년 8개월 만에 1조 원을 돌파했다. 시장 개설 2년 만인 2016년 7월 5000억 원을 넘어선 것보다 빠른 증가 추세다. K-OTC 시장에는 현재 118개 기업이 등록돼 거래되고 있다.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이지만 포스코건설 등 대기업 계열사도 일부 들어 있다. 국내 거래되는 약 1000개의 비상장 기업 주식 중 10% 남짓이 K-OTC 시장에 상장돼 있다. 아직도 비상장 기업 주식은 38커뮤니케이션 등 민간 거래 사이트나 주식 동호회 사이트 등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OTC 시장이 장외 주식 거래를 양지에서 음지로 유인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정부가 창업·벤처 기업 육성을 위해 코스닥 상장 기준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편 것도 K-OTC 시장 확대의 한 배경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K-OTC 시장 거래 시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증권 신고 면제 범위도 확대했다. 벤처캐피탈, 엔젤투자자 등 전문 투자자만 참여하는 전용 플랫폼을 지난해 11월 신설하면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너무 높은 상황도 해소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K-OTC 시장은 '카페24'의 성공적 상장 덕분에 더 관심을 모았다. K-OTC 시장에서 성장한 카페24는 지난 2월 초 코스닥으로 성공적으로 이전 상장했다. 이 기업은 2014년 K-OTC에서 거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주가가 2000원 선에 머물렀지만, 마지막 거래 때 9만 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40배 넘게 오른 것이다. K-OTC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한 이력이 투자자 사이에 회자하며 큰 마케팅 효과를 누린 것이다.
올 들어 비상장 중견·중소기업 주식 거래에 양도세가 면제된 일도 호재가 됐다. 지난해까지 비상장 중소기업은 주식 거래 시 이득의 10%, 중견 기업은 20%를 양도세로 내야 했지만, 법규 개정으로 올해부터 양도세를 면제받는다. 이후 K-OTC 내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해 K-OTC 시장에 새로 진입한 기업은 6곳이었지만 올해는 10~13개 기업의 추가 상장이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정책적 지원 확대 등이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은 민간 거래 시장보다 안전한 K-OTC 시장 거래에 참여해 성장성이 높은 비상장 기업 주식을 일찍 확보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올해도 K-OTC 시장은 신규 상장 기업도 늘어나고 거래 규모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