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유차 환경부담금 수도권 독식, 용납 안 된다
수도권만 챙기는 정책이 하나둘은 아니지만, 환경 정책에서도 지방차별이 이뤄지고 있다니 참담한 심정이다. 지방에서 걷은 환경개선부담금이 수도권 노후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지원금에 다 들어갔다니 하는 말이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징수한 환경개선부담금은 전체 4642억 원의 절반도 안 되는 2141억 원(46%)에 그쳤지만, 노후 경유차 개선 사업에 지원된 예산은 전체 1081억 원의 85.6%인 926억 원에 달했다. 반면 경남은 전체 부담금의 6.3%를 내고도 지원금은 0.6%에 그쳤고, 전체 부담금의 6.3%를 낸 부산도 지원금은 1.2%에 그쳤다.
환경개선부담금은 환경 규제 차원에서 경유차 소유자에게서 걷은 세금이다. 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비용을 내는 만큼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금도 그에 비례하는 것이 마땅한 이치다. 그런데도 지방에서 걷은 부담금이 수도권 저감사업 지원금으로 흘러간 데는 제도적 문제가 있다. 우선 저감사업 비용을 국비와 지방비 5 대 5 비율로 맞춰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은 지방비를 확보하지 못해 국비를 반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기다 수도권에 특혜를 주는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부채질하고 있다.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은 또 다른 지방차별 요소도 안고 있다. 대기 오염원 관리를 수도권 내로 한정해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오염물질 다량 배출 사업장을 지방으로 모는 결과를 가져왔다. 오염원은 지방이 떠안으면서 정작 대기오염 개선사업의 혜택은 수도권이 가져가는 셈이다.
미세먼지는 수도권에만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맑은 공기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보편적 권리다. 수도권과 지방이 따로 있을 수 없다. 환경개선부담금으로 걷은 세금이 온전히 그 지역의 미세먼지 오염 개선사업에 쓰일 수 있도록 조속히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 적용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저감사업 지원금에 대한 국비와 지방비 비율도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