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도시농업관리사 "농사의 재미 도시인들에게 전해요"
입력 : 2018-04-22 19:03:01 수정 : 2018-04-22 22:44:02
㈔부산도시농업포럼의 부산 기장군 철마면 와여리 텃밭 교육장.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에 온갖 꽃들이 대지를 장식하고, 마당과 들에선 다소 늦은 식수(植樹)도 이뤄지고 있다. 농부들은 어느덧 불어오는 더운 바람에 깜짝 놀라 급히 밭을 매고, 씨앗을 뿌리는 분주한 모습이다.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계절 변화에 따른 이런 움직임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농자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 수준은 아니지만, 농업이 아직도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인식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
농화학 등 분야 자격증 소지자 중
전문인력양성기관 과정 이수해야
취득 후 주말농장 강사 등 활동
양성 과정, 이론과 현장 교육 함께
"도시 농부와 텃밭 증가 추세"
이런 공감대는 제4차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농업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붕괴한다는 위기에 따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도시농업관리사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고,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새봄에 새 기운으로 이 자격증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이 제도의 진행과 내용, 전망 등을 살펴본다.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 노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도시농업관리사는 도시농업 관련 해설, 교육, 지도와 기술보급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도시농업에 대한 도시민의 이해를 높이려고 만든 공인 자격이기도 하다. 이는 자격별 기준이 서로 다른 민간 자격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국가 차원의 공신력을 부여하면 전문 인력들의 전문성이 더 보장된다는 생각도 깔렸다. 이런 기반 아래 전문 인력의 직업 능력 개발, 기술 인력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자격증을 따려면 두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먼저 대통령으로 정하는 도시농업 관련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농화학, 시설 원예, 원예, 유기농업, 종자, 화훼 장식, 식물 보호, 조경 또는 자연생태복원 분야 관련 자격증이다. 이와 함께 전문인력양성기관에서 총 80시간(이론 40시간, 실습 40시간)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해당 요건을 갖춘 후 농림축산식품부에 도시농업관리사를 신청하는 데, 그 방법은 온라인, 우편 접수, 방문자 접수 3가지다. 접수 등록이 되면 서류검사 등을 거쳐 자격증이 발급된다. 도시농업관리사 취득 후 활동이 예상되는 분야는 다양하다. 전국 주말농장, 도시농업공원 관리 인력이나 어린이·청소년 대상 학교 텃밭 운영 강사, 전문인력양성기관과 도시농업지원센터 교수 요원, 사회복지시설 텃밭 관리와 원예 치료 강사 등이다.
■쿠바가 전해준 도시농업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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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농업 이론 교육 모습. 김병집 기자 bjk@ |
㈔부산도시농업포럼은 오는 28일부터 시작하는 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참가 희망자를 신청받고 있다. 도시농업관리사 배출을 위해 시행되는 이 과정은 국가기술자격증 취득도 함께 진행될 계획이다. 부산도시농업포럼의 이론 수업은 동래구 온천동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현장 수업은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 와여리 텃밭 교육장에서 이뤄진다.
이 단체는 현재 '꿈틀 어린이 텃밭 학교'와 각종 도시농업인 농사 교육을 하고 있다. 내주 주말부터 시작하는 농업전문가 양성과정은 이런 교육들과 유기적인 관계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방침에는 통합적인 도시 농업을 추구하는 김이수 대표의 인식이 깔려있다. 농업 교육이 아이들, 학부모, 성인이 모두 참여하는 장으로 치러져야 한다는 뜻이다.
한·쿠바교류협회 대표이기도 한 김 대표가 도시농업에 대해 가진 관심과 열정은 남다르다. 학생 때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그의 쿠바 관찰은 도시농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농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학교 교육도 생명공학, 물리, 지구과학 등의 원리가 내포돼있는 농업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도시농업관리사 제도가 새로운 도시 농업을 펼칠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도시농업포럼에서 시행할 전문가 과정을 수강할 이숙희 씨는 "현재 도시 농부와 텃밭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질주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잠시 숨을 돌리면서 일자리도 찾을 수 있는 제도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은지 씨도 "교실에서 이론으로만 배운 농업을 실제 현장에서 손과 발로 체험하는 전문가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실질적 효력 있는 자격증 돼야
하지만 도시농업관리사에 대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지금처럼 온갖 자격증이 범람해 무용지물이 되는 일이 우려된다. 이 제도 역시 그런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학교나 복지시설 텃밭 교육 등에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소지자가 지도하는 내용을 의무화하는 행정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그래야 도시농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런 면에서 부산시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이미 관련 정책이 시행되면서 서서히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험이 풍부한 고령층 농부들의 농사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교육받기 어려운 고령층에 자격증이 되레 걸림돌이 돼 그들의 지식이 사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부산에서 농업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부산시 농업기술센터(051-972-0491), 기장군 농업기술센터 051-721-5959, ㈔부산도시농업포럼(010-4580-1768) 등 10곳(사이트 '모두가 농부 www.modunong.or.kr' 참조)이 있다. 농업전문가 양성과정과 국가자격증 동시 교육 여부는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농업전문가 양성과정을 새로 시작하는 곳도,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한 기관도 있다. 일부 기관은 전문가 과정을 이수할만한 능력이 있는지 사전에 심의하기도 한다.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