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노동자상 철거하라"
속보=부산 동구청이 일본영사관 후문에서 30m가량 떨어진 인도에 놓인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에 대해 설치 주체인 시민단체 측에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23일까지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이 이뤄진다.
부산 동구청은 "노동자상을 자진 철거하고 도로를 원상 회복해 달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노동자상을 설치한 시민단체에 보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노동자상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받은 동구청은 연휴가 끝나는 첫날인 이날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부산시 등과 수차례 논의한 끝에 계고장을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시민단체에 요청 계고장
"23일까지 철거 안 되면
이후 행정대집행 불가피"
부산운동본부 "이동 불가"
동구청 측은 "노동자상의 위치와 관련해 중앙정부의 철거 요청이 수차례 있어 계고장이 나간 15일 뒤인 23일까지 노동자상 철거가 되지 않을 경우 이후 행정대집행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동구청이 노동자상이 인도 위에 놓인 지 7일 만에 행정대집행 예고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현재 위치에서 노동자상 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부산운동본부가 영사관 쪽으로 노동자상 기습설치를 시도하거나 자진철거를 하지 않고 행정대집행을 강하게 막을 경우 지난 1일 노동자상 설치 과정에서 일어났던 대치 상황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운동본부 측은 이날 계고장을 받았지만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부산운동본부 측 관계자는 "노동자상을 현재 위치에서 옮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국무조정실 등 4개 부처는 이날 공동으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강제징용이라는 참혹한 역사를 잊지 말고 직시하자는 의미에서 노동자상을 건립하자는 취지도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건립 추진단체는 노동자상이 보다 의미 있는 장소에 설치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려 달라"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