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식물도 몰라보는 '낙동강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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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요트계류장 인근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해 부유물과 함께 강물이 녹색을 띠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가 삼락생태공원에서 무분별한 풀베기 작업을 벌여 습지 일대 희귀식물 군락지를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원 내 요트 계류장 인근에는 때 이른 녹조까지 발생해 삼락생태공원이 '생태성'을 잃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

4일 오전 11시께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삼락습지생태원 연못 부근에서는 예초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자들은 예초기를 들고 연못 부근의 보행로 양쪽 풀을 베어 냈고, 연못이 잘 보이도록 안쪽까지 깊숙이 예초 작업을 실시했다. 작업자들은 "낙동강관리본부로부터 보행로 인근 잡초를 제거하고, 연못이 잘 보이도록 깨끗이 예초 작업을 해 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락생태공원 풀베기하며
희귀종 '낙지다리'까지 싹둑
취재 시작되자 작업 중단

요트 계류장은 녹조 범벅
생태공원서 '생태성' 실종

문제는 예초 작업으로 잘려나간 수풀 중 국립수목원에서 희귀식물로 지정한 '낙지다리(사진)'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낙지다리는 돌나물과에 속하는 식물로 연못이나 습지 인근에 군락을 이루며 서식한다. 7~8월에 꽃을 피우며, 꽃이 핀 모양이 마치 낙지 빨판을 닮았다고 해 낙지다리란이름이 붙었다. 낙지다리는 국립수목원 기준에 따르면 희귀식물 중 '약관심종'에 속한다. 약관심종은 현재 멸종 위험은 적지만 분포 조건에 따라 멸종위기가 될 수도 있는 식물을 일컫는다.

낙동강관리본부에 따르면 낙지다리는 습지 조성 당시 식재 목록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성 당시 심기는 했지만 현재 어느 정도 군락지가 분포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관리본부 측은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예초작업 중 희귀식물이 잘려나간 사실을 인지해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예초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현황 파악을 진행하고 있다.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예초작업을 실시하는 현장에 낙지다리가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본부 소속 식물 박사와 함께 현장을 확인하고 적절한 보호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원 내부 요트 계류장에는 때 이른 녹조가 찾아와 강을 덮쳤다. 이날 오전 카누·카약 등 체험을 할 수 있는 삼락수상레포츠타운 인근에는 부유물과 함께 녹색 조류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관리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녹조는 지난달 중순께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레포츠타운 측은 "카약·카누를 체험하는 이용자들이 녹조가 낀 강물을 보고 놀라곤 한다"며 "본부에서 나와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 주고는 있지만 임시방편에 그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생명그물' 최대현 대외협력국장은 "삼락생태공원이 진정한 '생태'공원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하굿둑을 열어 물을 흐르게 하고, 관리자 역시 생태에 대한 감각을 키워 섬세하고 전문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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