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낙동강 생태공원 허울 그쳐선 안 된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가 삼락생태공원에서 보행로 인근 잡초를 제거하는 예초 작업을 하다 국립수목원이 희귀식물로 지정한 낙지다리 군락지를 훼손했다고 한다. 생태공원 내 희귀식물 군락지 분포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생겨난 불상사가 아닐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삼락생태공원 내 요트 계류장에는 때 이른 녹조가 기승을 부려 수상스포츠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한다.
사태가 이쯤 되면 생태공원이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을 버젓이 달아 놓았지만, 생태성 자체가 실종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희귀식물 가운데 현재로서는 멸종 위험이 적지만 분포 조건에 따라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약관심종'에 속하는 낙지다리의 서식 여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본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희귀식물이 잘려 나간 사실을 알았다고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올 판이다.
녹조 역시 생태공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임이 분명하다. 명색이 생태공원이라는데 지난달부터 부유물과 함께 녹색 조류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삼락수상레포츠타운에서 카누·카약 등 수상스포츠를 시민이 즐기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생태공원을 담당하는 낙동강관리본부가 그동안 녹조에 얼마나 대비했는지, 상황이 발생할 땐 어떤 조치를 해 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낙동강 하류를 끼고 있는 부산에는 삼락, 화명, 대저, 맥도, 을숙도에 걸쳐 5개의 낙동강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들 생태공원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곳으로 만들 목적으로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가 꾸려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희귀식물을 몰라보는 안목에다 때늦은 녹조 대처로 생태공원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한 실정이다. 허울뿐인 생태공원에서 벗어나려면 동식물 서식에 관한 기초조사부터 서둘러야 한다. 나아가 하굿둑 개방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