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 앞 석축, 초량왜관 선창 유적이라면…
부산 중구 동광동의 한 사유지가 초량왜관 선창 부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창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부지에는 당시 선창의 석축(오른쪽, 추정)이 남아 있다. 7일 현재 건물 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강원태 기자 wkang@1870년대 조선과 일본의 외교창구이자 부산의 대표적 유산인 초량왜관 선창 석축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창 부지를 두고 학계에서는 저마다 다른 곳을 위치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역사 보존을 위해 구청, 문화재 기관의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훼손 앞둔 부산 동광동 터
선창 석축 가능성 제기돼
학계 "사전 확인작업 필요"
초량왜관과 관련해 사료 연구를 해 온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은 "과거 초량왜관 선창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중구 해관로 11 부지를 둘러싼 석축은 과거 초량왜관의 흔적으로, 보존이 필요하다"고 7일 주장했다. 김 소장이 주장하는 선창 터는 중구 동광동 부산데파트 건물 뒤편 사유지로, 과거 쌓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가로 3m 세로 4m가량의 석축이 부지를 에워싸고 있다. 사설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으나 지난해 11월 건물 건축허가가 났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고 공사가 계속될 경우 선창의 유일한 흔적이라 할 수 있는 석축이 건물에 가리거나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 소장은 18세기 일본에서 그려진 왜관도에 나타난 선창 석축벽의 윤곽이 현재 해관로 11 부지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왜관도에 나타난 'ㄷ'자 석축틀이 외벽 석축과 설계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창 위치를 두고 역사학계 의견은 나뉜다. 초량왜관을 연구하는 단체인 초량연구회는 중구 동광동 부산데파트 부지를 초량왜관 선창이 있던 곳으로 보고 있다. 초량연구회 강석환 회장은 "매립 전 해안선의 위치로 추정해 볼 때 선창 터는 현 부산데파트 건물 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창의 위치 진위 여부를 떠나 초량왜관 일대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고 보존이 필요한 만큼 건축 허가 등의 과정에 있어서 사전 조사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청한 부산의 한 역사학과 교수는 "동래읍성의 경우 일대 건축허가 과정에서 사전 사료 조사를 하고 의견서를 받기도 하는데 초량왜관 일대도 무작정 건축허가를 내줄 것이 아니라 사전 확인 작업이 필요한 곳이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선창 터가 아닌 것으로 파악은 하고 있는데 주장이 제기된 만큼 역사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