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실한 하천종합계획, 2년 공들인 거 맞나
하천 관리의 지침서로 삼기 위해 부산시가 내놓을 '부산 리버 2030'이 부실한 내용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6억 원이나 들여서 2년간 연구한 결과물치고는 하천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부터 대안 제시에 이르기까지 함량 미달이란 게 전문가의 평가다. 49곳에 달하는 하천별 문제점은 전체 400여 쪽의 용역보고서 중 고작 5쪽에 걸쳐 원론적인 서술을 하는 데 그쳤고, 중장기 종합계획 역시 부산의 도시하천 특성과는 동떨어진 탁상공론식 대안만 내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천 관리 마스터플랜의 필요성은 시민·환경단체가 수십 년 전부터 집요하게 제기했다. 20년간 부산에서 생태하천 조성에 쓴 예산만 4000억 원이 넘었지만, 생태적인 효과는 미미했다. 오염된 상류는 손도 안 대고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중·하류만 정비하거나, 지자체마다 중구난방으로 성과 위주의 하천 관리를 해 온 탓이다. 부산지역 하천 관리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다. 이번 용역도 3년 전 본보가 '생태하천 20년, 방향 잃은 물길' 시리즈를 통해 하천 관리의 종합적인 밑그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해 어렵사리 성사됐다. 기대가 컸던 만큼 용역보고서를 받아 본 뒤 안 하느니만 못 한 용역이란 혹평이 나오는 것도 그런 저간의 사정 때문이다.
부실 보고서는 예고된 결과다. 6억 원의 예산 중 기본 조사 비용은 10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전체 예산의 절반가량은 실태 조사 비용에 들어가야 한다고 본 전문가의 요구엔 턱없이 못 미친다. 하천 49곳의 물흐름과 수질에 대한 면밀한 현장조사가 선행돼야 구체적인 개선 방안도 나올 수 있다. 실태 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하천별로 특화된 대안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졸속 보고서를 하천 관리의 교과서로 삼을 수는 없다. 내일이 용역 보고 마감일이라지만, 부산시는 부실투성이 보고서로 얼렁뚱땅 갈음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얼마가 더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하천관리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도록 수정과 보완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