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석면 피해 고위험군 18만 명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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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과거 석면공장 가동 시절부터 공장 인근에 살아와 석면질환 피해 가능성이 높은 주민이 1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소지를 근거로 석면 피해 우려 주민의 정확한 소재와 규모가 파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공장 주변에서 생활한 탓에 석면질환 위험군 중에서도 고위험군이지만, 대다수는 아직 석면건강영향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옛 공장 주변 2㎞ 이내
현재 거주자 6개월 조사

16만 명 검진 못 받았는데
환경부 내년 예산 끊기로

부산시는 지난 6개월 동안 옛 석면공장 29곳(주소지 기준 22곳) 반경 2㎞ 지역을 대상으로 현 거주자를 조사한 결과 모두 17만 8020명으로 파악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해당 동네 토박이이거나 공장이 가동됐던 기간에 이사를 온 뒤 지금껏 같은 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국회의원이 발의한 석면피해구제법 개정안을 통해 주민등록 주소 조회 근거가 마련되면서 이뤄졌다. 그동안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석면피해 우려 주민에 대한 주소 조회가 불가능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토지정보시스템상 석면공장 반경 2㎞ 이내 지번을 전수 파악한 뒤, 일선 구·군 주민등록 담당자와 해당 주소의 전입세대 기록을 열람했다. 5월 말까지 무려 31만 9000여 건의 지번을 조회한 결과 18만 명에 이르는 석면질환 피해 우려 주민의 소재가 최초로 파악됐다. 공장 가동 기간에 살다가 이후 이사를 떠난 주민들은 이번 조사에서 빠졌기 때문에, 이들 18만 명은 실제 석면질환 피해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중에서도 최소치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석면 피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여지는 갈수록 줄고 있다. 2012년부터 무료 건강검진 예산을 지원해 오던 환경부가 '신규지역 우선 방침'을 정해 올해 부산지역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다 내년부터는 아예 지원을 끊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2009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부산시와 환경부 예산으로 석면건강검진을 받은 부산 시민은 모두 1만 5638명. 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18만 명 안에 포함됐다고 가정해도 전체 검진율은 8.8%에 불과해, 최소 16만여 명이 더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건강검진의 경우 상반기에만 벌써 목표치인 1550명(시비 750명, 국비 800명)을 훌쩍 넘겨 2000명에 육박하고 있어, 하반기 건강검진은 예산 부족으로 취소될 위기다.

부산시는 급한 대로 추경 예산을 신청하는 한편, 18만 명 중에서도 특히 석면공장에서 가까운 반경 500m 이내 거주자(5414명)를 대상으로 우선 건강검진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 예산만으로 십수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전국에서 석면공장이 가장 많았던 대도시 부산의 특수한 상황을 환경부에 설명하고, 내년도 국비 지원을 계속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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