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이례적 적조 '근심 덮친 남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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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님이 무심하다. 하나도 버거운데, 둘을 한꺼번에 보내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펄펄 끓는 남해안 경남 앞바다에 적조까지 덮쳤다. 통상 고수온이 누그러진 후 적조가 확산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남해안에 고수온과 적조가 한꺼번에 찾아와 양식업계가 비상이다. 고수온에 장기간 노출된 물고기가 저밀도 적조에도 떼죽음을 당할 수 있어서다.

경남 양식장 어민들 초비상
현재 수온, 폐사 임계점 근접
통영·거제·고성 적조 주의보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5시를 기해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 고성군 앞바다에 적조 주의보를 새로 발령했다. 전남 앞바다에서 관측된 적조가 일주일 만에 경남까지 번진 것이다. 경남 해역에선 양식어류에 치명적인 유해성 적조생물 코클로디니움이 ㎖당 최고 700개체가 발견됐다. 점액성 물질인 코클로디니움은 물고기 아가미에 달라붙어 질식사를 유발한다. 개체 수가 10/㎖ 이상일 때 '예비주의보'가 발령되고 100/㎖를 넘어서면 '주의보'로, 폐사를 유발할 수 있는 1000/㎖ 이상일 땐 '경보'로 격상된다.

현재 해상 가두리 양식장이 밀집한 남해안 경남 앞바다의 평균 수온은 26도를 훌쩍 넘기며 고수온 폐사 임계점인 28도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적조가 번식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수온 23~25도에서 가장 활발히 번식하는 코클로디니움은 수온이 그 이상이나 이하에선 다른 종에 밀려 세력을 확장하지 못해 소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례 없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최악의 양식 어류 폐사 피해가 발생했던 2016년과 2017년엔 적조 피해가 없었다. 당시 적조는 8월 중순께 고수온의 기세가 꺾이고 수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자 잠시 번식했다가 곧장 시들었다.

어민들은 고수온과 적조라는 두 불청객 탓에 바다 위 양식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한산도 연안에 양식장을 둔 한 어민은 "이런 적은 처음이라 무엇부터 해야 할지 난감하다. 제발 큰 피해 없이 물러나 주길 바랄 뿐"이라고 푸념했다.

하지만 이런 어민들 바람과는 달리 적조 기세는 갈수록 강화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남해안의 경우 저기압에 의한 북풍과 동풍의 영향으로 고수온이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적조 발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어류 양식장이 밀집한 경남도 내 지자체들도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들 지자체는 이제 수온보다 적조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지금부터는 수온보다 적조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제 목표나 초점도 적조에 맞춰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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