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폭'의 공격은 반려식물로 방어하라
/김동필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미폭'은 미세먼지와 폭염을 줄인 말로 요즘 세상의 화두이다. 폐플라스틱과 더불어 가장 큰 환경 이슈인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기 때문에 공기 중에 머물러 있거나 바람 따라 이동하다가 사람의 호흡기를 거쳐 인체로 침투,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매년 700만 명이 사망에 이른다고 하니 화두가 아니라 두렵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특히 도시를 어둡게 해 심리적으로도 우울하게 만든다고 하니 삶의 질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것이다.
시민들이 우려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도심의 미세먼지 농도보다 숲은 40% 정도 낮고, 나무 한 그루가 연간 35.7g의 미세먼지 흡수 효과가 있다고 하니, 공원 녹지를 많이 만들고 가로수를 잘 관리하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환경부가 만들 미세먼지특별법에도 오염 지역에 공원 조성을 지원한다고 하니 기대해볼 일이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도 대중교통 이용하기, 쓰레기 줄이기, 에너지 절약, 1회용품 자제 등 환경부하를 줄이는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
기상관측 사상 역대 최고라는 폭염으로 시민들이 연일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으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덥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도시를 둘러싼 산은 찬 공기를 발생시켜서 도시를 시원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최근 도시 인근의 정맥이라는 산줄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야간에 찬 공기를 발생시켜 온도를 최대 5도 정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시처럼 산에서 도시로 들어오는 바람 통로를 잘 만든다면 도시를 시원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심 숲과 나무의 효과는 첫째, 도시 평균기온 저하(-3∼-7도)와 평균습도 상승(9∼23%)의 효과가 있다. 버즘나무 한 그루는 15평형 에어컨 5대를 5시간 가동하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둘째, 소음을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큰 나무(폭 30m 높이 15m) 특히 가로수들은 10㏈ 정도의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셋째, 느티나무(잎 넓이 1600㎡) 한 그루는 성인 7명이 연간 이용할 상쾌한 공기를 생산한다.
이런 데도 산줄기를 잘라서 아파트로 병풍처럼 막아 도시로 들어오는 찬 공기를 막고 있으니 최근 공원일몰제와 더불어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횡단보도에 설치하는 그늘막은 당장 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좋은 효과를 올리겠지만, 기후변화 시대에 화석연료로 만든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늘막을 설치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면 나무 한 그루를 심기에는 충분하니 이곳에 그늘막과 나무를 병행하여 심는다면 5년 후에는 그늘막을 치지 않고도 좋은 자연 그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환경 재앙이 목전에 닥쳤지만, 정작 일반 시민들은 당장 이익에 매몰되어 환경 실천력이 떨어지는 '기든스 패러독스'(Giddens's Paradox)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실제 우리는 미세먼지의 심각성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산다든지 마스크를 끼면서도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기후 폭탄 시대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목말라하는 가로수에도 물 한 바가지를 주는 인간의 배려심이 도시를 시원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