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부영양화 4대강 사업 이후 '최악'

부산대 연구진이 20여 년간 낙동강 주요 지점 수질 변화를 관찰한 결과 4대강 사업 이후 전 구간에서 부영양화가 확연히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낙동강 보로 인한 유속 저하를 원인으로 분석한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담수생태학연구실은 4대강 사업(2010~2011년) 이전과 이후 6년간 낙동강 5개 지점의 클로로필a 수치를 비교한 결과, 4대강 사업 이후 부영양화 횟수와 농도 모두 눈에 띄게 악화됐다고 15일 밝혔다.
부산대 담수생태학연구실
20여 년간 지점별 수질 조사
4대강 이전 1회 관찰 물금
보 건설 후 13회로 치솟아
고령·남지·왜관 등도 증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물금 지점의 경우 클로로필a가 35㎍/L 이상이 기준인 부영양화 현상이 4대강 사업 이전인 2004~2009년에는 단 1회 관찰된 반면, 낙동강 보가 들어선 이후인 2012~2017년엔 모두 13회나 확인됐다. 적포를 제외한 남지(8회→11회), 고령(3회→8회), 왜관(4회→6회) 등 나머지 지점도 횟수가 늘었다.
연구팀은 1994년부터 해당 지점에서 격주(물금은 주 1회)로 물을 채취해 수질과 담수 생태계 변화 등을 연구해왔다. 클로로필a는 조류 생체량을 보여주는 부영양화 지표다. 여름철 낙동강의 경우 전체 식물성 플랑크톤 중 유해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80~90%를 차지하기 때문에, 클로로필a를 통해 조류 번성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클로로필a 농도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4대강 사업 전후 6년간 측정값 평균을 비교한 결과 부영양화 시기(35㎍/L 이상) 고령은 52.7㎍/L에서 115.3㎍/L로 배 넘게 증가했고, 왜관도 1.5배가량(40.0→63.6㎍/L) 뛰었다. 남지(56.4→69.1㎍/L), 적포(53.8→65.2㎍/L)도 20% 이상 늘었다. 클로로필a가 35㎍/L 미만인 시기를 살펴봐도 5개 지점 모두 10~4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류 번성 여부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클로로필a 농도가 짙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여러 지점 중에도 왜관과 고령의 변화에 주목한다. 과거보다 영양염류 유입이 줄었고 보 건설로 수량이 대폭 늘어났지만, 외려 부영양화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연구를 총괄한 부산대 주기재(생명과학과) 교수는 "같은 조건이라면 물의 체류 시간이 짧을수록 부영양화가 안 생기는데, 왜관과 고령의 이 같은 변화는 낙동강 보 건설 이후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화가 진행된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4대강 사업 이전 낙동강에선 드물었던 신종 유해 남조류의 출현이다. '아파니조메논'의 경우 2015년 물금 지점에서 ㎖당 최대 15만 셀, 2016년에도 13만 셀 이상 측정됐다. '오실라토리아'도 2015년 17만 셀 이상 관측됐다. 이들 유해 남조류는 고온에서 번성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와 달리 20도 전후의 낮은 수온에서 증식하는 종이다. 주 교수는 "명확한 원인을 설명할 순 없지만, 낙동강에 보가 건설된 이후 수생태계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낙동강 녹조 사태가 재앙 수준으로 번지자 오거돈 부산시장은 15일 오후 매리취수장 등지를 방문해 긴급 현장 점검을 벌였다. 오 시장은 "낙동강하굿둑을 비롯한 보를 이른 시일 안에 개방해 달라고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