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 그늘, 해안의 역습] ④ 부산 연안 해수 수질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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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준설로 수질 악화, 기장 멸치·가덕 대구도 사라질 판

부산 연안 해수 수질이 잇단 대규모 개발로 날로 악화하면서 수산자원 고갈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선창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본보를 통해 최초 공개된 부산 기장군 일대 '갯녹음'(바다 사막화) 현상(본보 10일 자 1면 보도)은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질 악화, 어획량 감소 등 이미 이상 신호가 감지됐음에도 이를 무시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져 왔다는 것이다. 기장과 함께 마지막 부산 해양생태계 보루인 강서구도 개발 논리에 휩쓸려 수산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2007년 해수수질 평가 1위
8년 만인 2015년 8위 추락
해양 쓰레기 수거량은 급증

수면 매립·바닷모래 채취 등
개발로 인한 생태계 교란 영향

오징어·고랑치·숭어 등
부산 대표 어종 어획량 급감

■전국 연안 중 수질 오염 '최악'

해양수산부 조사에 따르면 부산 연안은 2007년 해수수질 평가지수(1·2 등급 비율)가 89.5로 전국 11개 연안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5년 조사 결과에서는 66을 기록해 8위까지 급격히 추락했다. 지수 하락 폭이 전체 연안 중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인천·경기 연안 등 20이상 수치가 증가한 타 연안과도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국적인 추세지만, 부산 연안의 해양 쓰레기 수거량도 2007년 342t에서 5년 만에 2061t으로 급증하며 생태계 훼손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물론 풍족한 어장이 조성되기 위해선 무조건적으로 깨끗한 바다가 아닌 적당한 인, 질소 등 영양 염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장 해역에 광범위하게 목격된 갯녹음 현상에서 보듯이, 부산 앞바다의 영양 염류 감소 추세는 뚜렷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이 2030년 이후 미역·김·다시마 등 부산 해역 해조류가 사라질 우려까지 제기할 정도다.

한국수자원관리공단 기술개발실 손성규 주임연구원은 "물론 성게 증식이나 수온 변화 등이 주요 원인이겠지만, 바다 속 퇴적물, 부유 물질 등이 암반에 달라붙어 해조류 서식지를 파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장 멸치, 가덕 대구…위험신호

부산 해역엔 이미 부산 대표 어종들의 위판량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장수협에 따르면 생멸치는 2003년 485t에서 지난해 163t으로, 오징어는 223t에서 56t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말똥성게도 1만 8000t에서 6000t으로 줄었다. 기장수협 관계자는 "2003년과 비교해 수입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다 보니 어획구, 어민들도 계속 줄고 있다"면서 "수온 상승, 산란장 파괴, 중국 어선 남획 등 여러가지 복합 요소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장뿐 아니라 천혜의 해양 생태계를 지닌 강서구 일대 어업의 불황도 마찬가지다. 의창수협에 따르면 2013년부터 대표 어종들의 어획량 감소세가 크다. 위판량 집계 자료가 보관돼 온 2013년부터 대구(186t→40t), 고랑치(235t→40t), 숭어(133t→98t), 전어(44t→15t) 등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가덕도 어민 김 모(60·강서구 성북동) 씨는 "옛날엔 돌만 뒤집으면 게가 바글바글했다"면서 "이제는 고가인 문어는 아예 사라졌고, 굴 양식도 1년 내내 해봐야 순수익이 1000만~2000만 원 수준"이라고 한탄했다.

김영웅 성북어촌계장은 "부산항 신항 조성 이후 장자도~진우도 수로가 퇴적되고, 신항을 드나드는 대형 상선이 외국에서 퍼온 평형수를 방류해 외래어종까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밖에 거가대교, 녹산공단 등이 수심과 조류, 수질을 변화시켜 생태계 교란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개발에 점령된 부산 해안

전문가들은 해양생태계의 훼손 원인을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으로 구분한다. 인위적 요인은 해역이나 해역 인근 연안육역에서의 개발행위를 말한다. 공유수면 매립, 바닷모래 채취, 방파제 등 구조물, 하굿둑, 해안도로공사, 해양투기, 발전소 등이 그 예이다. 수익성 등을 따져볼 때 잘 보존된 해안일수록 도심과 가까운 해안일수록 이 같은 개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낙동강은 문화재 보호구역, 오륙도는 생태계 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그나마 보호되고 있지만, 나머지 지역에 대한 인위적인 개발의 방패막은 사실상 없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역이용영향평가센터에 따르면 부산의 경우 해양 개발에 따른 해역이용협의, 환경영향평가, 해양환경조사 의뢰 건수가 최근 4년간 253건에 달한다. 2008~2013년까지는 한 건도 없다가 2014년 62건, 2015년 55건, 2016년 76건, 2017년 60건을 기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역이용영향평가센터 이대인 박사는 "어떤 개발이든 준설 등을 통해 바다 혈관을 건드리게 되면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해양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가치 평가, 조사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거나 이에 대한 사후관리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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