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고현천에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산다
경남 거제시 고현천에서 발견된 기수갈고둥.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경남 거제시 최대 도심인 고현동 시가지를 감싸고 흐르는 하천에서 멸종위기생물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됐다. 생활하수 등 다량의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도심 하천의 특성상 서식지 파괴가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정밀조사와 함께 체계적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지방하천 고현천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기수갈고둥의 서식지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확인된 서식지 면적만 신현2교 인근에서 계룡중학교 앞까지 약 4000㎡다.
4000㎡ 면적에 집단 서식
환경단체, 보호대책 촉구
기수갈고둥은 바닷물과 담수(민물)가 만나는 하천 하류 기수역에 살아가는 작은 민물 고둥이다. 동그란 달걀 모양에 갈색빛을 띄는 껍데기는 두껍고 단단한데 작은 삼각형 모양의 노란빛을 띤 검은색 반점이 있다. 평균 생존 기간이 12년 정도로, 민물 고둥 중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해로 흐르는 극히 일부 하천에 서식하지만 준설, 평탄화 등 무분별한 하천 개발과 수질오염으로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 거제에선 그동안 연초천, 사등천, 산양천에서 소규모 서식지가 발견됐다. 고현천은 이번에 처음 발견된 서식지로, 범위가 가장 넓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박정용 생태팀장은 "생활하수 유입 등으로 수질이 상당히 나쁜 고현천에서 이 정도 서식지가 발견돼 상당히 놀랍다"고 말했다.
고현천은 상류 지역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밀집해 있어 하류지역 오염이 심각한 편이다. 게다가 하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에서 서식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사람의 손에 훼손될 우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거제시와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기수갈고둥 발견 사실을 통보하고 정밀조사와 함께 보호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멸종위기 생물을 불법 채취·포획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김민진 기자 m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