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론화위 BRT 공사 재개 결정 의미] 'BRT' 숙제 해결했지만, '숙의 만능주의' 경계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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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 정책 결정을 위한 시민 공론화위원회 오문범 위원장이 1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오 시장 취임 이후 잠정 중단됐던 중앙로 내성~서면 구간(5.9㎞)과 해운대 운촌삼거리~중동지하차도 구간(1.7㎞)까지 BRT 공사재개를 결정한 공론화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공사 재개'로 최종 결론을 낸 이번 부산시의 'BRT 정책 결정을 위한 시민공론화위원회'는 시민 생활과 직결돼 찬반이 첨여하게 맞서는 사안에 대해 숙의 민주주의에 준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합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시민 의견을 모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부산시가 시민 여론 수렴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한 만큼, 향후 BRT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 개편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찬반 첨예한 민생 관련 정책
시민 의견 모아 결정 큰 의미

"정책 결정 책임 떠넘기기,
행정력 낭비 초래" 비판도 커

■숙의 과정에서 재개로 쏠려

BRT 공론조사는 시민참여단이 숙의 과정을 거치며 공사 재개가 우세한 것으로 결론 났다. 공론화위원회가 1개월간의 공론화 과정을 설계한 후 지난달 2585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공사 재개 50.2%(1297명), 공사 중단 42.0%(1087명), 유보 7.8%(201명)로 공사 재개가 중단보다 8.2%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공사 재개, 중단, 유보의 입장을 밝힌 시민을 각각 50명으로 150명을 선발해 시민참여단을 구성했고, 이중 9명이 불참해 최종적으로는 공사 재개 45명(32%), 중단 48명(34%), 유보 48명(34%)으로 공사 중단 의견을 가진 시민이 더 많은 가운데 참여단이 꾸려졌다.

이후 오리엔테이션과 TV토론회, 사전 자료집 학습 과정을 거쳐 시행한 중간조사에서는 공사 재개 36.9%(52명), 공사 중단 35.5%(50명), 유보 27.6%(39명)로 재개가 중단보다 소폭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지난 5~6일 1박 2일에 걸친 학습·숙의 과정을 모두 마친 시민참여단은 유보 의견 없이 공사 재개가 61.0%(86명), 중단이 39.0%(55명)으로 나타나 22.0%P(31명) 차이로 '공사 재개'를 최종 결론으로 도출했다. 사전 여론조사와 참여단 구성 당시의 응답 비율과 비교하면, 숙의 과정을 통해 유보 의견 상당수가 재개 쪽으로 흡수됐고, 당초 중단 의견을 가졌던 시민 일부도 재개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한 참석자는 "BRT를 추진하면 가뜩이나 좁은 차로가 양방향으로 2개 줄어들어 차량 혼잡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생각에 애초 반대 의견을 갖고 있었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버스 이용객이 늘어나면 승용차 통행량이 줄어들고,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는 학설을 전해 듣고, 설득력이 있다는 판단에 찬성 쪽으로 의견을 바꿨다"고 전했다.

■BRT는 탄력, 공론화는 숙제

'뜨거운 감자'였던 부산 BRT의 운명이 추진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부산 대중교통 체제 개편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부산의 BRT사업은 시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2014년부터 도시 및 광역 7개 축 88.7㎞(전체 사업비 2200억 원)에 대해 추진해 왔다. 현재 부산에는 내성교차로~운촌삼거리 8.7㎞ 구간에서 BRT가 운영 중이다. 오거돈 시장 취임과 함께 공사가 전면 중단됐지만, 부산시는 당초 올해 안에 운촌삼거리~중동지하차도 1.7㎞ 구간을 연장하고, 내년까지 중앙로 내성~서면 구간(5.9㎞)을 추가로 연결할 계획이었다. 이어 서면~충무(8.6㎞), 서면~사상(7.4㎞) 등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역외 출퇴근 시민들을 위해 하단~진해(15.9㎞), 내성~양산(26.3㎞) 등 광역 BRT도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시민 의견이 확인된 만큼 향후 BRT 사업 추진에 있어 사회적 갈등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부산시가 정책 결정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부산시가 대안 수립이나 면밀한 분석 없이 BRT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가 반대 여론에 직면하자 면피용으로 전격 공론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시민 공론화위원회 운영에는 1억 7000만 원의 시 예산은 물론 만만치 않은 행정력이 투입됐다.

공론화위원회 오문범 위원장은 "BRT처럼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도중에 중단하고 공론화에 부치는 것은 또 다른 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산시가 정책 입안 과정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거친 뒤 시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공론화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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