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낙동강 물 먹게 하려면 낡은 법부터 뜯어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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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개선을 위해 제정된 법이 되레 수질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17년 전 제정된 낙동강수계법(낙동강 수계 물 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악용해도 속수무책이라서다. 안 그래도 한강수계법은 한강수계를 1급수로 관리하는 '상수원'으로 명시해놓고 낙동강수계법은 낙동강을 농·공업용수를 포함하는 '수자원'으로 분류해 "먹는 물도 지방을 차별한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된 상황이다. 각론에 들어가면 낙동강수계법을 고쳐야 할 대목은 한두 곳이 아니다.

정부는 2002년 1월 오염물질 배출 시설 제한과 수질 개선 사업을 통한 효과적인 낙동강 수질 관리를 위해 낙동강수계법을 제정했다. 문제는 낙동강수계법에 구멍이 너무 많다는 거다. 상류 지역에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이 들어서도 현행법으로는 이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물이용부담금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해묵은 갈등이다. 부산은 전체의 24%를 부담하고도 지원금이 2%남짓에 그치지만 경북은 15%만 부담하고도 38% 넘게 지원금이 돌아가면서 '오염자 부담 원칙'과 어긋나는 상황이 지속됐다.

낙동강수계법의 허점을 악용해도 속수무책이다. 오염할당량만 맞추면 낙동강 수계 일대 개발을 허용하는 수질오염총량제가 대표적인데, 지자체마다 이를 악용해 공단 개발의 길을 터주는 바람에 법 제정 이전보다 되레 낙동강 인근 공단이 배 이상 늘었다. 이 탓에 수질오염총량제 관리 항목에서 빠진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수치는 17년 전보다 훨씬 나빠졌다. 낙동강수계법이 수질 악화만 부추긴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낙동강수계법을 손질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낙동강 중·상류 개발 사업 추진 때 하류 지자체와 사전 협의 의무화, 물이용부담금 지원 대상의 확대와 형평성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도 이미 3건이나 국회에 발의돼 있다. 하지만 발의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상임위에서 한 차례 회의만 하고는 감감무소식이다. 수질 악화만 부추기는 낙동강수계법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맑은 물은 하세월이다. 낡은 법의 조속한 개정을 여야 정치권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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